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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한자교육 언제까지 반대만 할건가?|

초등한자교육 언제까지 반대만 할건가?

경인일보 김영대 송도 엑스포10단지 아파트 경로당 회장  2015.08.06


근래 메르스 관련 짤막한 기사를 읽던 중 필자는 처음 대하는 우리말 단어들로 적잖이 당황한 적이 있다. ‘비말’과 ‘연무질’로 사전을 찾아보고서야 알았다. 평소 국어사전이며 옥편 등을 펼쳐보지 않고 지내는 날이 없다시피 한데도 이런 말도 모르고 있었던가 싶은 자괴감이 앞선다.

그러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우리 교육, 특히 우리말 교육이 이대로도 괜찮은 것인가? 초교 6학년생 90%가 ‘國語’라는 말뜻을 모른다고 한다. 현 교육이 낳은 참담한 결과다. 우리말 큰사전에는 7만개에 가까운 동음이의어가 실려있다. 한글로만 표기된 記事와 技士, 日氣와 日記 등의 말은 한자의 이해 없이는 의미 구분이며 설명이 불가능하다.

요즘 젊은이들 가운데는 한자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아니 한자 기피현상이 만연하다. 우리 교육의 책임이다. 하나, 둘, 셋은 알고 일, 이, 삼은 몰라도 되는가. “몇 살이니?”, “세 살이에요”라는 대답이 나온다. 그러나 “몇 학년이지?”, “하나 학년입니다”로 대답은 하지 않는다. ‘일’도 알고 ‘하나’도 알아야 한다. 두 가지를 동시에 익혀야 한다.

우리말에는 편리하고 유익한 성어가 특히 많다. 그 무수한 사자성어나 고사성어 등을 다 알게 하자는 의도는 아니다. 그러나 인구에 회자 되는 일구이언, 유구무언 등의 쉽고 흔한 표현은 기초 한자를 조금만 익히면 금세 이해가 되는 편리한 말이다. 이런 성어들을 기피하거나 굳이 외면할 필요가 없다.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늘려도 모자랄 판에 잘 쓰이고 있는 그릇마저 버리다니. 한자의 뜻을 알면 창의력과 조어능력이 향상된다. ‘일석삼조’도 나오고 ‘동인이명’에다 ‘유전무죄’도 그래서 나온다.

한글 사랑도 나라 사랑하는 길이다. 스물네 개의 자모로 일만 개 이상의 다른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세계 유일의 놀라운 문자다. 그러나 70%가 넘는 우리말 뿌리는 한자다. 또한 한자는 뜻글자다. 이제 더는 한자교육을 외면해선 안 된다. 필자는 한문예찬론자가 아닌 한글애용자다. 또한 글을 쓸 때도 될 수 있으면 한자표기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알고 쓰지 않는 것과 몰라서 쓰지 못하는 것은 천양지차다.

필자는 수년째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자와 우리말 지도를 해오고 있다. 방학이면 20시간 정도 예절 및 한자지도 교실을 여는데 아이들 신청이 쇄도한다. 처음은 한 개 반으로 시작했으나 예상외로 호응도가 높아 두 개 반으로 늘렸다가 올여름엔 세 개 반을 운영할 예정이다. 어렵고 힘들지만 보람이 있어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들에게 어려운 한자를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방법은 쉽고 재미있게 가 성공교습의 열쇠다. 아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한문 글자 좀 안다고 가르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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