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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전용을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20가지 질문’에 대한 반박|


‘한글전용을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20가지 질문’에 대한 반박
 
박상수 (사)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 사무국장   기사입력 2016/05/18 [16:29]

지난 5월 12일(목) 오후 2시~6시, 헌법재판소에서는 (사)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에서 제기한 ‘국어기본법 제3조 등 위헌 소원(訴願)’ 변론에 법률대리인 김문희 변호사(전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참고인 심재기 교수(前 국립국어원장, 서울대 명예교수), 한수웅 교수(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참여로 진행되었다.

  

당일 배포자료뿐 아니라 기자회견, 방송 등을 통하여 본회의 주장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귀하와 같은 주장으로 본의(本義)를 오도(誤導)하고 국민들을 선동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5월 16일 기고한 송현씨의 주장은 기본적인 상식(常識)을 갖춘 사람이라면 최소한 상대의 주장을 한번이라도 열독(閱讀)한 후 질문을 했어야하고 문인(文人)의 품격을 갖춘 문장을 썼어야 옳았을 것이다.

  

질문 1~2에서. 누구나 다 정비기술을 배워야 하고 누구나 다 TV 수리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데. 

  

먼저 공식적으로 이러한 주장은 누가 하였는지, 아니면 귀하가 만들어낸 상상의 소산(所産)인지 근거를 밝히기 바란다. 

  

질문 3~6. 청구인측이 성경은 히브리어로, 불경은 팔리어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원어로 읽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하는데. 

  

성경의 히브리어와 불경의 팔리어는 이미 죽은 언어이지만 한자어는 오늘날까지 국어사전의 70%이상을 차지한 채 살아 있는 언어이다. 국어사전의 70%이상 폐기처분하고 30%에 해당하는 고유어, 외래어만으로 언어생활을 하자는 주장은 과연 가능이나 한지 되묻고 싶다. 


우리의 주장을 근본부터 이해하지 못하고 국민들을 오해의 수렁으로 내몰고 있다. 어느 누가 한문 원문을 읽고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지나친 확대해석을 통해 국민을 오도하지 말기를 바란다.


한글전용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말하면서도 고어로 된 춘향전을 번역해야 한다고 한다. 현재 고전번역원에서 번역한 《왕조실록》은 번역한지 30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다시 번역을 하고 있다. 30년만 지나도 이해하지 못하는 한글이 완벽한 문자인가? 문자언어가 갖추어야할 기본은 의미 전달력이다. 기록했을 때의 원의(原意)를 정확하게 이해하여야 하지만 한글은 이러한 변화에는 매우 취약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국어에서, 발신한 문자를 제대로 수신할 수 없는 한글전용 문자를 과연 완벽한 문자라고 할 수 있는가?

  

질문 7에서 노신(魯迅)은 ‘한자를 버리지 않으면 중국이 망한다.’고 했는데 노신의 주장이 엉터리일 없다는 취지에 대하여. 

  

오늘날까지 한자를 쓰는 중국은 여전히 망하지 않았고 한자는 이미 동양문자를 넘어 세계문자가 되어 버렸다. 또한 언어의 교육에는 시대성이 담겨있다. 문맹 퇴치가 우선이었던 시대와 학술 선진국 진입을 위한 국가의 교육정책이 동일해야 한단 말인가? 국민소득 3만 달러를 지향하는 이때 아직도 국민소득 2천 달러 시대의 시대정신을 담은 한글전용을 주장하고 있다. 

  

질문 8. 중국에서 전보를 치는 것은 매우 불편하다고 하므로 한자를 쓰지 말자 혹은 배우지 말자는 주장에 대하여. 

  

문자의 입력 방식에 대한 부분은 상식으로 접근하지 말고 직접 중국식 컴퓨터 자판으로 입력해보고 다시 주장하기 바란다. 중국어 자판이 절대 타수가 많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오히려 한국어보다 입력 속도가 빠르다. 제발 피상적인 관념으로 주장하지 말라. 


또한 문자(文字)는 쓰고자 하는 사람의 선택에 따라 한글전용, 한자혼용, 한자병기를 선택하여 쓸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국가의 강압에 의한 한글전용으로 인하여 쓰고자 하는 문자를 억압하여 우리말의 근간을 이루는 한자어는 갈수록 쇠퇴하여 국어는 황폐화되어 가고 있다. 

  

질문 9. 20. 맹인(盲人)은 문자가 없어도 소통이 가능하다고 하였는데.

  

청구인들이 청구요지에는 문자언어에 대한 부분이다. 음성언어(말)에 대한 이야기는 청구한 적이 없다. 송현씨는 근본적으로 문자언어를 부정하는가? 문제를 비약하여 본질을 흐리는 주장은 말고 논리적인 주장을 기대한다. 음성문자만 중요하다면 우리글을 영어로 표기하든, 일본으로 표기하든 발음만 동일하면 어떠한 문자로 표기해도 된다는 말인가? 근본적으로 음성언어와 문자언어를 구분하지 못하는 유아 수준의 질문이다.

  

질문 10~13. 상용한자 1,800자로는 한문 원전을 읽지 못한다고 하는데.

  

우리 주장의 근본적인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한문교육을 반박하고 있다. 한자교육은 《삼국유사》나 《삼국지》, 그리고 비문(碑文)을 읽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한자 어휘력을 강화하여 국어를 풍부하게 하고 갈수록 저급해져가는 언어문화를 되살리자는 주장이다. 제발 한자교육주장의 요지를 단 한번이라도 정독하기를 바란다. 또한 송현씨가 말하는 1800자는 ‘한문교육용 기초한자’이다. 우리나라에는 ‘상용한자’라는 개념이 없다. 어설프게 들은 것으로 주장하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질문 14. 중국 초등학생들의 문맹율이 높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오늘날 중국의 문맹율을 제대로 알지 못한 발언이다. 중국의 문맹율은 100%에 가깝게 해결되었다. 상대의 주장에 답변을 하려면 최소만 상대가 주장하는 내용을 제대로 인지하거나 사실에 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질문 15. 중국에서도 번체자를 간자체로 쓰고 있으며, 정자체를 배우면 간자체 따로 배워야 하는데 그래도 1800자를 배워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중국에서도 간자체만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중국은 문맹율을 타개하기 위해 만들었던 간자체의 심각한 문제로 인하여 오늘날은 번체자를 상당히 교육하고 있다. 또한 현재 ‘한문교육용 기초한자’ 1,800자는 국민생활과 문화발전을 위해 국가에서 정한 것이다. 나라의 교육정책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가?

  

질문 16. 일차방정식(一次方程式)이란 어휘를 한자를 안다고 하여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

방정식(方程式)은 ‘바르게[方] 헤아려[程] 내는 방법[式]’으로 해석된다. 물론 이 정도의 해석으로는 전체를 이해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상당부분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한글로는 ‘방정식’을 어떻게 풀어 개념어를 만들 수 있는지 제시하기 바란다. 개념과 한자어가 1:1 대응이 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한글학자들은 대체어(代替語)를 만들지 않고 무엇 하였는가? 세상에 어떠한 언어나 문자도 완벽할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한글과 한자를 조화롭게 쓰자는 것을 줄기차게 주장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뜻글자로 알려진 영어는 접두사로 ‘re~’를 붙여 ‘반대, 부정, 다시’ 등의 뜻글자 형태를 만들어 쓰고 있는데, 우리말에서는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바로 한자이다. 영어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언어를 흡수하여 우리국어의 어휘수에 배나 많으며 이를 바탕으로 오늘날 세계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질문 17. 모자(帽子)는 사모(紗帽)의 아들인가? 라고 주장에 대하여. 

우리는 문인(文人)이라는 송현씨의 주장으로 통해 한자교육 부재로 인한 어휘력 부족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사모’는 한자로 ‘紗帽’라고 쓰지만 오늘날 帽는 ‘모자 모’라고 가르치지, 아무도 ‘사모 모’라고 교육하지 않는다. 그리고 子는 ‘아들’이라는 뜻도 있지만, ‘의자(倚子)’나 ‘탁자(卓子)’의 경우처럼 별다른 뜻이 없이 붙는 접미사로도, 공자(孔子), 맹자(孟子)의 경우처럼 ‘선생’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온 국민이 자신과 같은 무지한 상태가 되기를 진정으로 바라는지 되묻고 싶다.   

  

질문 18. 코카콜라를 중국에서는 ‘가구가락(可口可樂)’이라 쓰고 소리만 가차한 것이라고 하였는데.

한자교육 반대를 주장하는 질문인가? 아니면 중국어의 불편함을 주장하는 것인가?  可口可樂은 발음이 비슷한 글자를 차용한 것은 맞지만 ‘맛있고 즐겁다’는 뜻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이 밖에도 침대의 한 종류인 ‘시몬스’를 중국에서는 ‘사몽(思夢)’으로 표현하여 발음을 차용함과 동시에 ‘꿈속에서도 그리워하다’는 의미를 담았다. 

  

질문 19. 미국에서도 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가 있으니 미국에서도 한자를 배워야 한다고 하는 소리와 같다는데. 

영어의 출발과 우리말의 출발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주장이다. 영어는 기본적으로 소리글자에서 시작한 언어이고 우리말은 대부분 뜻글자인 한자어에서 시작한 것으로 태생(胎生)부터 다른 언어이다. 또한 영어는 우리말의 어휘수보다 훨씬 풍부한 언어자산을 가지고 있어 동음이의어에 대한 대체어가 무수히 많아 비교 대상이 되지 못한다. 

  

질문 21.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가 한자를 몰라도 의미를 알 수 있다고 하고, 이 나라의 교육정책을 갈팡질팡하게 한다고 하는데. 

학교 앞에 걸린 ‘백일장 및 사생대회’라는 단어를 한자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질문하면 정확하게 대답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백일장은 ‘白日場’으로, 사생대회는 ‘寫生大會’라고 쓴다. ‘白日場’은 조선시대 선비들에게 학문을 장려하기 위해 대낮에 거행되던 시 짓던 행사로, 역사와 문화를 동시에 담고 있는 단어이다. 또한 ‘寫生’은 ‘실물이나 경치를 생생한 그대로 그리는 것’을 이른다. 또한 ‘움직임이 없는 고요한 물건, 즉 생명이 없는 물건을 그린 그림’을 이르는 ‘정물화(靜物畵)’란 말을 한자의 이해 없이 과연 몇이나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을까?


언어에는 소리만으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내포된 의미를 파악하거나 역사적 배경을 알아야 정확하게 쓸 수 있는 말들도 상당수 있다.  

  

*필자/박상수 (사)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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