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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한자병기 옳은 일인가’ 반론|

초등학교 한자병기 옳은 길인가반론

대전일보 김정희 KIST팀장 2015.10.15

 

조재윤 교수께서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병기에 대해 반대하는 논리로 '당사자인 학생들에게 한자교육의 요구 또는 필요조사를 하면 동기, 흥미, 관심도 등에서 모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주장에는 몇 가지 허점이 있다. 즉 어떠한 과목도 학습자들에게 교과서에 포함할 내용을 사전에 학습자들에게 물어본 후 교과서를 만들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교과서는 학생들이 알아야 할 것으로 판단되는 내용을 전문가들이 나름대로 선별해서 집필하는 것이지 학생들이 원하는 것만 포함시키는 것이 아니다. 또한 초등학생뿐만 아니라 중·고등학생을 포함한 대부분의 학습자들에게 영어나 수학, 물리 등의 과목에 대해 똑같은 조사를 하면 한자병기에 대한 조사와 달리 찬성이 우세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가정을 깔고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실제로 학습자들에게는 어떤 과목이라도 거의 비슷한 비율로 찬반 의견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과목과의 비교도 없이 단순한 추측에 근거한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조 교수께서는 또 'OECD에서 실시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 '읽기'인지적 능력이 최상위권인 것은 한글만 써도 읽기능력이 떨어지지 않는 증거이다'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한국 성인의 문해 실태와 OECD 국제비교 조사연구(이희수·한유경 외, 2003)'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75.8%는 문해력이 1-2단계로서 일상생활에서 지장을 받을 정도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즉 한글로 표시된 글자를 읽을 수는 있지만 글자의 뜻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한쪽으로 기운 연구결과만 인용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각의 연구결과를 함께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조 교수께서는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은 개발도상국 모어(母語) 발전?보급에 크게 기여한 개인, 단체에게 시상하는 상이다.

 

이는 유네스코에서도 한글이 문맹 퇴치에 세계적인 기여를 하는 세계의 대표적 문자임을 증명해 주는 것이다'고 하였는데, 각 나라가 자기네 나라의 말을 발전·보급하는 공로에 상을 주는 것이지 한글을 보급해서 문맹을 퇴치했다고 주는 상이 아닌 것이다. 다만, 가장 훌륭한 문자인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을 기리기 위해 상의 이름을 그렇게 한 것일 뿐이다.

 

한자 병기를 찬성하는 것이 곧 한글의 우수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한글은 쉽게 익힐 수 있고 과학적이며, 특히 정보화 시대에 적합한 문자라는 점 등 세계 어느 문자보다 훌륭한 문자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오랜 세월 우리의 생활과 역사 속에서 이미 우리말이 되어버린 70-80%의 한자어를 좀 더 잘 이해해서 더 정확하고 윤택한 언어생활을 하기 위해 한자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찬성하는 것이다.

 

조 교수의 기고문에도 '문식성(literacy)', '모어(母語)' 등 영어와 한자를 병기하였다. 이는 '문식성'이나 '모어'라고만 썼을 때 독자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자 병기를 반대하는 글에서 스스로 '모어(母語)'라고 한자를 병기한 것에서 한자 병기의 필요성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걷기가 건강에 좋고 환경오염을 시키지 않는다고 자동차 이용을 완전히 거부할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글이 우수하다고 하여 한자를 완전히 배척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한글의 장점을 살려 쓰되 보조적인 수단으로서 한자를 배우도록 하여 우리 국민의 언어생활을 풍요롭게 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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