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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시대의 한자 공부|

동북아시대의 한자 공부

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2015.09.02



한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제자 15명에게 자신들의 학교 이름을 한자로 쓰게 했더니 9명이 제대로 쓰지를 못했다. 2011년 성균관대 이명학 교수가 서울시민을 상대로 자녀의 이름을 한자로 쓰게 했더니 30대의 62.8%가 제대로 쓰지 못했다.

영어로 된 랩 가사를 흥얼거릴 수 있고 인터넷 영어 검색이 능숙한 젊은이들일수록 한자는 ‘암호문’일 뿐이다. 초등학교에서 한자를 배운 적이 없는 한글세대가 커서도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현재 중고교에서는 한자 1800자를 배운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초등학교 3학년 이상 도덕, 사회, 수학 교과서에는 일부 한자어가 병기(함께 나란히 적음)되고 있지만 초등학교 한자 수업은 자율에 맡겨져 있다.  

우리말 단어의 70%가 한자에서 유래(사물이나 일이 시작됨)된 상황에서 한글만으로 의미가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더 큰 문제는 한글전용이 학생들의 어휘력(단어를 사용해 쓸 수 있는 능력)과 사고력(생각하는 힘)을 부족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한자 실력의 차이가 커질수록 학력 차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로 구성한 국가교육과정개정연구위원회가 8월 24일 개최한 ‘초등학교 한자 교육 활성화를 위한 공청회(중요한 정책을 결정하기 전 해당 관계자나 그 분야의 전문가를 모아 놓고 의견을 듣는 제도)’에서 김경자 위원장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를 표기하는 4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괄호 안에 한자를 병기하거나 본문 옆 여백이나 각주(본문의 어떤 부분의 뜻을 보충할 때 본문의 아래쪽에 따로 설명해 놓은 것)에 한자를 쓰는 방안인데, 어떤 방식이든 교과서를 통해 한자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표의문자(글자가 언어의 음과 상관없이 일정한 뜻을 지닌 문자)인 한자는 특성상 글자를 익히면 그 글자에 담긴 역사적 문학적 철학적 맥락(서로 이어져 있는 관계나 연관)을 익힐 수 있어 국어 실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세상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한글로도 불편함이 없는데 왜 학습 부담을 늘리는 한자를 병기하는가’라며 한글전용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지만 여론은 한자 교육에 긍정적이다. 이명박 정부 때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90%가 찬성했다. 한중일은 한자문명권이므로 기본 한자만 알아도 세 나라에서는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 

이제 사대주의(주체성이 없이 세력이 강한 나라나 사람을 받들어 섬기는 태도)의 콤플렉스(열등감)를 벗어던지고 한자 교육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때가 됐다.


동아일보 8월 27일자 정성희 논설위원 칼럼 재정리 

칼럼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보세요.
 


1. 본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90%가 한자 교육에 찬성한다고 합니다. 만약 우리나라 국민이 100명이라면 한자 교육에 찬성하는 사람은 몇 명일까요?

답 : 명 


2. 다음 중 한자로 이뤄진 단어가 아닌 것을 모두 골라보세요.

① 사랑 ② 안녕 ③ 행복 ④ 나라 ⑤ 프로그램 


3. 여러분은 초등 교과서 한자병기에 찬성하나요, 반대하나요? 아래 두 학생의 의견을 읽고 여러분의 생각을 주장하는 글로 써보세요. 


혜리: 교과서에 쓰인 한자어 뜻을 정확히 몰라서 답답할 때가 많았어. 어떤 뜻을 가진 한자가 모여서 이뤄진 단어인지를 알면 이해하기가 훨씬 쉬울 텐데 말이야. 한자를 병기하면 동음이의어도 쉽게 구분할 수 있어. ‘정체’란 한자어도 그래. 한자로 ‘正體’로 표현되는 ‘정체’는 ‘참된 모양’을 뜻하는 단어이지만, ‘停滯’로 표현되는 ‘정체’는 ‘교통 정체’처럼 ‘움직이지 못하고 머무름’을 뜻하는 전혀 다른 단어이지.

경훈: 난 반대야. 교과서에 한글과 한자가 같이 표시되면 한자를 익히기 위해 학원을 다니거나 공부를 더 해야 해서 학생들이 힘들어질 거라고. 한자를 모르는 학생은 교과서를 읽는 속도와 흥미가 떨어져서 점점 더 공부를 하지 않게 될 거야. 그렇잖아도 외래어를 쓰는 초등생들이 많은데, 중국에서 온 글자인 한자까지 교과서에 나온다면 초등생들은 점점 더 순수한 우리말을 쓰지 않게 될지도 몰라. 

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g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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