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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를 우리 글자로 인정해야 한다-경기신문 2013.07.12|

▲ 김창진 초당대 교양학부 교수 문학박사

朴槿惠(박근혜) 대통령은 얼마 전 중국을 방문하여 큰 외교적 성과를 거두고 돌아왔다. 그 바탕에는 한자 능력과 중국어 능력이 중요한 구실을 하였다. 새삼 한자의 중요성이 부각된 일이었다.

朴槿惠 대통령은 중국 국빈방문의 슬로건을 ‘心信之旅(심신지려)’로 정했다. 그런데 한국 국민 중에 몇 명이나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재 공교육에서 한자를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한자를 배워서 알고 있어야만 그런 말도 지을 수 있고, 이해할 수도 있다. 또 朴槿惠 대통령은 방중에 앞서 중국 국영 중앙TV(CCTV)의 芮成鋼(예성강) 앵커와 인터뷰하면서 “人生在世, 只求心安理得就好了”라는 한문을 직접 써서 주었다. 그런데 그런 일도 박 대통령이 한자와 한문을 배워서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박 대통령은 芮成鋼 앵커에게 상대방의 이름을 한자로 ‘芮成鋼’으로 써 주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름은 한글로 ‘박근혜’라고 적었다. 이는 모순이다. 두 사람의 이름은 똑같이 한자를 조합하여 만든 한자어 이름이다. 따라서 한 사람을 한자로 ‘芮成鋼’으로 적었으면 다른 사람도 한자로 ‘朴槿惠’라고 적어야 옳다. 그 이치는 국적이 다르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訓民正音(훈민정음)을 만든 世宗大王(세종대왕)도 한자어 이름은 반드시 한자로 적었다. 한자어 이름을 한글로 적으면 의미가 드러나지 않아 발음기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한국인들이 한자어 이름을 한글로 적는 것은 世宗大王이 訓民正音을 만든 본뜻에 어긋나는 일이다.

朴槿惠 대통령은 北京(북경) 靑華大(청화대)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연설을 하면서, 중국 고전 『論語(논어)』 『管子(관자)』 『中庸(중용)』과 『三國志(삼국지)』의 글귀 및 중국 고사성어들을 인용하여 중국 고전에 능통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에 중국 언론들은 박 대통령이 중국 문화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중국의 새로운 ‘오랜 친구’가 됐다고 호평했다. 박 대통령이 수준 높은 한자·한문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중국인들은 박 대통령을 인문학적 소양을 지닌 교양인으로 높게 평가하고, 같은 한자문화권의 ‘오랜 친구’로서 깊은 유대감을 느낀 것이다. 나아가 박 대통령은 중국 習近平(습근평) 주석과 앞으로 ‘한중 인문교류공동위원회’를 만들어 해마다 열기로 했다. 이것은 韓中(한중)이 같은 한자문화권으로서 공통분모인 한자를 바탕으로 유대관계를 더욱 돈독히 해나가자는 의도이다.

이번 朴槿惠 대통령의 訪中(방중)을 통해 새삼 한자문화권 안에서 한자·한문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그럼에도 현재 우리나라는 ‘국어기본법’에서 한자를 우리 글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공교육에서 한자교육을 하지 않는다. 이것은 잘못이다. 한자는 우리 민족이 2000년간 써온 문자로서 이미 우리 글자가 된 지 오래이다. 그렇기 때문에 朴槿惠 대통령도 한자를 배워서 수준 높은 교양을 갖춘 것이 아닌가?

그런데 지금처럼 ‘국어기본법’에서 한자를 우리 글자로 인정하지 않고 공교육에서 가르치지 않는다면, 우리 국민은 어디서 한자 능력을 길러야 하는가? 현재대로라면 朴槿惠 대통령처럼 수준 높은 한자 능력을 갖추려면, 사교육을 받는 수밖에 없다. 한자가 필요한 것이라면 우리 국민 누구나 공교육에서 배울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한자가 돈 많은 어느 특권층의 권력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국어기본법’을 고쳐서 한자를 우리 글자로 인정해야 하는 일이 시급하다. 그것이 朴槿惠 대통령에게서 보았듯이 한국인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다. 訓民正音을 만든 世宗大王은 한자어는 한자로, 토박이말은 訓民正音으로 구별하여 적었다. 世宗大王도 우리 韓民族(한민족)이 한자와 한글을 함께 잘 쓰기를 바란 것이다. 우리는 世宗大王이 訓民正音을 만든 본뜻을 바르게 알고, 근거 없는 한글전용을 이제 그만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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