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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國漢文 혼용이 讀書의 능률을 높인다|

[발언대] 國漢文 혼용이 讀書의 능률을 높인다


조선일보 이병선 부산대 명예교수 2016.04.28


이병선 부산대 명예교수 사진
이병선 부산대 명예교수

우리는 독서를 통해 직접 경험하지 못한 지식과 기술을 얻을 수 있고, 상상력을 기르고 문화를 창조한다. 적극적으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기왕 독서에 매진할 거면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 방법의 하나가 국한문 혼용이다.

혹자는 한자가 다른 나라의 글자라고 배척한다. 우리 조상이 2000년 넘게 쓴 글자를 '남의 글'이라고 백안시하기엔 그간 축적된 지식과 의미가 여간 아깝지 않은 게 아니다. 독서 국가로 알려진 일본은 초등학교 때부터 한자를 가르친다. 그들이 한자를 활용하는 데에는 '네 칼도 내 칼집에 들면 내 칼이다'라는 실용주의적 사고방식이 깔려 있다.

한글 전용으로 된 글은 쉽게 읽히지만, 뜻을 파악하는 데는 한자 혼용보다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다. 한글만 써서는 곧바로 그 뜻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제자(製字)로 보면 한글은 과학적으로 매우 우수하지만, 한자보다는 전달 속도가 늦다. 표의문자인 한자는 보는 순간 그 뜻을 알 수 있으나, 한글은 소리를 표기한 글자로 그 소리를 읽어 이것이 청각 영상을 자극하고 개념(뜻)과 결합해 뜻을 환기(喚起)한다.

한글 전용의 글보다 행마다 한자가 몇 자씩 섞여 있는 국한문 혼용 글이 읽는 속도가 빠르고 읽기도 편안하다. 문장 속에 나오는 한자의 뜻을 알고 이를 읽음으로써 문장 이해도 더 잘된다. 또 한자로 표기된 것은 한 단어, 한 구(句)가 한눈에 들어오지만 한글로 표기된 것은 한 자 한 자를 같은 속도로 다 읽어야 한다.

문어(文語)는 80% 이상이 한자어이고, 학술 용어는 대부분이 관념어와 추상어로 돼 있어 한글로 표기해서는 읽어도 그 뜻을 잘 알 수 없다. 한글로만 된 학술서는 아무래도 가독력에 지장이 있다. 일본인은 한자 한 글자를 식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000분의 1초 이하라고 한다. 그들은 소설도 한자를 섞어 쓴다. 2~3일 밤이면 300쪽 정도의 책을 다 읽는 것은 예사라고 한다.

한눈에 의미를 파악하며 책을 읽어나가는 데에는 한자의 유용성을 무시할 수 없다. 우리도 독서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 학교 한자 교육부터 강화해 한자와 한글로 된 혼용문을 자유자재로 읽을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이는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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