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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독인가 약인가|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독인가 약인가

에듀뉴스 강소이 학생기자 2015.07.07


아래 내용은 최근 교육부의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병기 방침에 대해 한자병기 반대 국민운동본부가 생겨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은 이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에듀뉴스 소속 학생기자들에게 취재할 것을 지시내렸으며 다음은 대전광역시에서 홈스쿨링을 하고 있는 강소이 학생기자가 보내온 내용이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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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이 학생기자.

에듀뉴스=강소이 학생기자] 교육부는 작년 9월 ‘문·이과 통합형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2018년부터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육부의 발표에 따르면 2018년에는 초등 3학년과 4학년의 교과서에, 2019년에는 초등 5학년과 6학년 교과서에 400~500자 정도의 한자를 한글과 병기하도록 권장하는 교과서 집필기준 지침이 마련될 예정이다. 또 사교육 유발을 막기 위해 한자가 시험에는 출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한자 병기의 필요성 증가와 학생들의 어휘력 향상을 이유로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계획을 내세웠지만 이를 둘러싼 찬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에 필자는 학생과 학부모의 관점에서 한자 병기에 대한 찬반 양측의 입장을 살펴보고 합리적인 대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어렸을 때부터 한자를 많이 접해보고 한자에 익숙한 한 학생은 자신의 어린 시절 한자 교육이 현재 학업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이유로,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병기에 대해 찬성했다.

초등학교 무렵 한자 교육을 받았다는 그 학생은 “여러 과목에서 새로운 단어가 나올 때마다 한자와 접목시켜 더 빨리 이해하고 단어 뜻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며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주변 친구들 중에 아주 기본적인 한자조차 모르는 친구들이 많은 것이 너무 안타깝다”며 “어차피 시험도 없으니 초등학교 때부터 한자를 익숙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의외로 많은 학부모들도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에 대해 찬성을 표했는다. 한 학부모는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여 학생들을 교육시킨다면, 사교육에서 한자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는 학생들에게 교육 균등의 기회를 주는 것이기에 사교육을 공교육으로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한자 병기로 인해 단어 뜻을 정확히 이해하고 어휘력도 향상되는 등 학업 측면에서도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몇몇 학생은 새로운 제도에 대해 난색을 보이며 반대했다. 반대하는 학생 중 한 명은 “최근 초등학생들의 학교 성적 향상을 위한 각종 예체능 과목의 사교육까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안 그래도 너무 어릴 때부터 학업 스트레스에 고통 받고 있는데 한자 병기로 인해 학습 부담을 더 가중시킬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학생은 한자 병기가 교과서에 대한 흥미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한자가 병기되어 있으면 읽기의 맥락이 끊기고 책읽기를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해 결국엔 한자병기 교과서에 대한 거부감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립국어연구원에서 나온 ‘표준국어대사전’에 수록된 어휘를 분류해 보면 한자어는 58%를 차지하고 있다. 고유어 25.9%, 외래어 4.7%, 기타 10.9%의 분포를 뛰어넘는 엄청난 수치이다. 사전 속 어휘가 아니라 우리가 평소에 사용하는 어휘를 살펴보면 한자어의 비중은 더더욱 커진다.

현 교육 과정을 살펴보면, 이미 많은 중·고등학교에 한문이라는 과목이 별도로 존재한다. 한자 사교육을 통해 어렸을 때 한자를 접한 친구들은 문제가 없지만 중·고등학교에 올라와서 엄청난 양의 한문을 공부하려고 한다면 학생들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학년이 올라가면 갈수록 한자의 필요성은 커진다. 국어는 물론이요 사회, 과학 등 다양한 과목에서 다루는 일상용어나 전문용어들은 대부분이 한자를 아는 것만으로 이해가 쉬운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약 1천자 정도면 상대어와 유의어 등을 활용하며 10만 어휘 정도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한자 교육의 필요성이 충분히 입증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는 여러모로 학생들의 학업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고 한자 교육을 제도화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 말은 한자 사교육 시장의 확장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증거로 전례를 살펴보면, 과거 영어 조기 교육을 할 때에도 교육부는 사교육이 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영어 교육 강화에 따른 학습 부담 증가와 모국어 교육의 필요성 대두, 사교육비 부담 증가 등의 부작용을 헤아려 본다면 한자 병기와 관련한 현실적 우려도 과한 것이 아니다.

교육부에서는 올해 9월정도 교과서 한자 병기 문제를 최종적으로 확정지을 예정이라고 한다. 확정까지는 채 두 달도 남지 않았지만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에 대한  논란은 수그러들 줄 모른다.

올해 3월 전국 교육감들의 모임인 시·도교육감 협의회가 교육부에 반대 입장을 전달하고 한글관련 시민단체들도 초등학교 교과서의 한자 병기가 사교육을 부추기고 학생들의 부담만 늘린다고 비판하는 등 교육계를 중심으로 초등학교 교과서의 한자 병기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는 사교육의 문제와 맞물려 더 큰 논란을 부르고 있다. 교육부는 반대 의견에서 가장 주된 요인인 ‘사교육 부담’에 대한 단순한 의견보다 학부모와 학생을 모두 안심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또 섣부른 판단보다는 찬반 양쪽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렴하며 사회적 합의점을 찾아 제도를 시행할 때 비로소 정부가 강조한 한자 병기의 기대 효과를 제대로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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