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연구자료
관련기사

관련기사|

식수(食水)와 식수(植樹)|

식수(食水)와 식수(植樹)

충청일보 이찬재 前 달천초등학교교장 2015.04.05


대학교수로 정년을 한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이다.  건강을 위해 아파트 근처 호수가의 산책로를 걷다가 목격했다고 한다. 

어느 가족이 산책을 나왔는데 초등학생 아이가 산책로 주위에 '기념식수'라고 씌어있는 푯말을 보고 이렇게 말하더라는 것이다.  

"이게 왜, 식수야?"  이 아이는 식수(食水) 즉 먹는 물만 식수일줄 알고 있었다. 그러니 이상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교과서에는 한자가 없고 배우지도 안았으니 과연 이 아이의 잘못일까?

그러면 부모라도 식수(植樹)라는 것을 일러주어야 하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더라는 것이다. 부모도 학교 다닐 때 한자를 배우지 않은 세대라서 식수(食水)와 식수(植樹)를 정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것일까? 옆을 지나던 교수는 이 광경을 보고 너무나 답답하여 자기가 나서서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지만 그 가족의 가장이 아이들 앞에서 무시당하는 상황을 염려하여 참았다고 한다.

이것이 우리나라 국어교육의 현주소이다. 너무 답답하여 한자교육운동을 하고 있는 필자에게 한탄 섞인 말로 토로하는 것이다. 한글전용이라는 잘못된 어문정책이 자라는 2세들에게 40여 년 간이나 올바른 국어교육을 시키지 못하여 글을 읽을 줄은 알면서 그 뜻을 정확히 모르는 안타까움이 남아 있다.

문맹자의 기준은 문자를 읽을 수 있어도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면 문맹인 것이다. 식수(食水)와 식수(植樹)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 아이의 잘못일까? 한글전용정책을 펴고 있는 정부의 잘못일까?

지난 해 9월 교육부에서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겠다는 발표가 있었다.

최근에 한자병기를 반대하는 잘못된 여론이 있는데 한자병기의 당위성과 그 이유를 밝히고자 한다.

첫째, 우리의 유전자에는 한자문화가 언어생활 속에 깊이 내재되어 있다. 한자는 우리조상이 오랜 세월 만들어 사용해온 뜻글자이다. 조상의 얼이 담겨있는 한글과 한자를 조화 있게 가르쳐야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의 약 2/3가 한자어인데 한글로만 표기하는 것은 뜻을 모르고 읽기만 하는 둔재(鈍才)로 키우는 어리석음이다. 

둘째, 표의문자(表意文字)인 한자를 병기(倂記)해 주면 독해력(讀解力)이 크게 향상된다. 어린이들은 그림처럼 직관적으로 인지되는 상형문자를 익혀서 문자의 뜻을 알면 언어생활에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사고력을 증진시켜서 작문실력이 어마어마하게 향상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셋째, 과외가 판을 칠 것이며 학생들에게 또 다른 부담을 안겨줄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杞憂)에 지나지 않는다. 전과 달라지는 것은 한자병기로 어휘의 이해를 도와주기 때문에 옥편을 찾아 배우게 하면 될 것이다. 

일자다의(一字多義)의 의미를 지닌 낱말의 뜻을 이해하도록 도움을 주는 한자병기를 실시하면 문장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안내자의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에 한자병기는 시급하고 바람직한 어문정책이라고 생각 한다.

댓글 0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수 작성일
320 초등교과서 한자병기에 대한 교육부 방침 file 어문정책관리자 2335 2015.04.30
319 초등 교과서에 한자 병기…45년 만에 부활 '논란' 어문정책관리자 2259 2015.04.30
318 교육부 "사교육 유발없는 범위서만 초등학교 한자병기" 어문정책관리자 2336 2015.04.29
317 “한자교육, 한글사랑 첫걸음” 어문정책관리자 2466 2015.04.29
316 명품교육도시 구미 "이제는 한자(漢字)교육 중심도시로" 어문정책관리자 2376 2015.04.27
315 1970년에 폐지된 ‘초등 교과서 한자병기’ 평가원, 한자학계 중심 .. 어문정책관리자 2356 2015.04.27
314 '漢字가 경쟁력이다' 한·중·일 삼국 중 한국만 '한자' 등한시 .. 어문정책관리자 2796 2015.04.24
313 [왜냐면] 우리의 언어와 민족의 주체성 어문정책관리자 2305 2015.04.22
312 ‘만화 말풍선 영어 문장으로 채우기’ 등 흥미 이끈다 어문정책관리자 2652 2015.04.22
311 [터치! 코리아] 국제 公用語, 겨우 영어 배웠더니 어문정책관리자 2317 2015.04.20
310 교과서 한자 병기에 대한 斷想 어문정책관리자 2642 2015.04.20
309 국회사무처 8급 필기시험 대비법 어문정책관리자 3298 2015.04.16
308 역사·한자문제, LG 채용 홈페이지서 미리 확인을 어문정책관리자 2703 2015.04.16
307 [BBS 양창욱의 아침저널] "한자 모르는 초등학생, 공부에 '암' .. 어문정책관리자 2431 2015.04.15
306 [천자 칼럼] 일본식 한자 어문정책관리자 2407 2015.04.13
305 한자 '병기(倂記)'방안 환영한다 어문정책관리자 2472 2015.04.09
304 비상교육,30일까지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설문조사 어문정책관리자 2468 2015.04.09
식수(食水)와 식수(植樹) 어문정책관리자 2519 2015.04.06
302 초등 교과서 한자병기 옳은가요 어문정책관리자 2297 2015.04.06
301 한자사용의 중요성 어문정책관리자 2381 2015.04.03
후원 : (사)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사)한국어문회 한자교육국민운동연합 (사)전통문화연구회 l 사무주관 : (사)전통문화연구회
CopyRight Since 2013 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 All Rights Reserved.
110-707. 서울 종로구 낙원동 284-6 낙원빌딩 507호 (전통문화연구회 사무실 내) l 전화 : 02)762.8401 l 전송 : 02)747-0083 l 전자우편 : juntong@juntong.or.kr

CopyRight Since 2001-2011 WEBARTY.COM All Rights RESERVED. / Skin By Webar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