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연구자료
관련기사

관련기사|

[배규한의 내 인생의 책] (1) 대학 l 주희 엮음|

[배규한의 내 인생의 책] (1) 대학 l 주희 엮음

경향신문 2016.05.01


ㆍ‘뜨거운 독서’와 자기 혁신
‘뜨거운 독서’라는 말이 있다. ‘뜨거운 독서’는 심심풀이 독서와 다르다. 온몸과 온정신을 기울여 읽는 것이 ‘뜨거운 독서’이다. 또한 한 번 읽고 마는 것이 아니라 밥을 오래 씹으면 단물이 혀 안에 고이듯 천천히 곱씹으며 생애를 두고 읽는 독서가 ‘뜨거운 독서’이다.

<대학>은 공자의 말씀을 제자인 증자가 풀어서 설명한 글이다. 비록 짧은 글이지만, 뜨거운 독서에 알맞은 동양고전이다. 유학에서 내세우는 가치의 보편성뿐만 아니라 그 가치를 습득하는 공부 방법까지 알려주는 <대학>은 대인, 그러니까 당시 15세 이상의 사람이 배우는 것이었다. 요즘으로 치면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하는 대학생 이상의 성인이 보면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청춘 시절을 같이했던 책도 역시 <대학>이다. 게다가 물질문명의 과잉발달로 물질과 정신이 충돌하고 조화롭지 못한 오늘날, 자발적이고 주체적으로 도덕적 행위를 할 수 있도록 그 올바름의 근거와 원리를 밝혀주는 <대학>은 여전히 내 곁을 지키고 있다.

<대학>은 삼강령과 강령의 실천조목인 팔조목으로 이뤄졌다. 그중에서 ‘의지를 성실히 한다(誠意)’에 관한 장은 내용이 대략 이러하다. 자신의 의지를 성실하게 한다는 것은 자신을 속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스스로를 속이지 않음’의 상태는 선을 행하고 악을 제거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그래서 선을 행하고 악을 행하지 않지만, 마음 한구석에 그러고 싶지 않은 마음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를 뜻한다. 알아서 ‘해야 하는 것’과 스스럼없이 ‘하고자 하는 것’의 두 마음이 불일치해 있는 상태이다. 

오늘날의 자본주의 문명에서 물질과 사람(정신)의 충돌이 극단화되고 갈등과 혼란이 심화되고 있다.

‘스스로 만족하고 흔쾌히 선을 행하고 악을 제거’하는 마음의 상태에 이른다면 이 마음속 깊은 곳의 깨달음에서부터 조용히 자기 혁신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배규한 l 대진대 총장 직무대행>

댓글 0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수 작성일

번호 : pri500

[배규한의 내 인생의 책] (1) 대학 l 주희 엮음 new

번호 : 499

[발언대] 國漢文 혼용이 讀書의 능률을 높인다 new

번호 : 498

[특별기고] 말일파초회 고간찰 연구 18년 / 유홍준 new

번호 : 497

“실질문맹률 OECD 꼴찌… 신문통해 문해교육 강화 필요” new

번호 : 496

한국은 文字여건의 가장 理想國 [1]new

번호 : 495

SLHI와의 인터뷰;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한자(漢字) 학습의 노하우 new

번호 : 494

한글과 國語에 대한 誤解 new

번호 : 493

한자, 언제부터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 new

번호 : 492

[사람과 생각]“문화계승을 위한 연구, 중요성만큼 전폭적인 지원을” new

번호 : 491

김병기 교수의 ‘북경인가, 베이징인가?’ new

번호 : 490

책이라는 거푸집 new

번호 : 489

[새미 라샤드의 비정상의 눈] 한국어만의 특징, 얼마나 알고 있나 new

번호 : 488

[한국의 儒商] 통감·대학·논어… 서당서 싹 튼 호암DNA new

번호 : 487

'알파고' 이름 뜻, 알고보니 무섭네~ new

번호 : 486

‘책 못 읽는’ 중장년층…실질문맹률 OECD 최고 수준 new

번호 : 485

동양 칼럼 - 난독증 new

번호 : 484

"어문정책 논쟁 이제 그만" new

번호 : 483

“한류요? 중국엔 이영애와 송혜교가 없어요” new

번호 : 482

언어학 표기법 한계 new

번호 : 481

중국 양회, 눈길을 끈 4대 별난 제안은? new

후원 : (사)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사)한국어문회 한자교육국민운동연합 (사)전통문화연구회 l 사무주관 : (사)전통문화연구회
CopyRight Since 2013 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 All Rights Reserved.
110-707. 서울 종로구 낙원동 284-6 낙원빌딩 507호 (전통문화연구회 사무실 내) l 전화 : 02)762.8401 l 전송 : 02)747-0083 l 전자우편 : juntong@juntong.or.kr

CopyRight Since 2001-2011 WEBARTY.COM All Rights RESERVED. / Skin By Webar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