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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한자음 入聲韻(입성운), 세계무형문화재 등재하자|



[발언대] 한자음 入聲韻(입성운), 세계무형문화재 등재하자

                   조선일보 이원재 국어고전문화원 원장 2014.05.20


한자음의 입성운(入聲韻)이란 받침이 ㄱ, ㄹ, ㅂ으로 끝나는 한자음을 말한다. 일(一), 육(六), 칠(七), 팔(八), 십(十) 등이다.  입성운은 중국 상고음(上古音)의 경우 30운 가운데 11개였다. 즉 직(職), 각(覺), 약(藥), 옥(屋), 탁(鐸), 석(錫), 월(月), 질(質), 물(物), 집(緝), 엽(葉) 등이다. 강희자전은 원나라 때부터 중고음의 4성 가운데 입성이 실전되었음에도 입성을 실어놓았다. 한국 한자음의 입성운은 정조의 명으로 편찬된 규장전운에 의하면 중국 상고음의 11개 입성운 중에서 탁(鐸)이 없어지고 옥(沃), 갈(曷), 힐(黠), 설(屑), 맥(陌), 합(合), 흡(洽)을 추가하여 17문으로 되어 있다.

오늘날 중국인들은 ㄱ, ㄹ, ㅂ 받침의 입성을 발음하지 못한다. 중국인들은 1~10에서 일, 육, 칠, 팔, 십을 발음하지 못한다. 일본인은 거론할 필요도 없다. 동양 3국 가운데 오직 우리 민족만이 한자음의 입성을 발음할 수 있다. 우리도 '한글 전용'을 고수함에 따라 가까운 장래에 한자음의 입성운이 없어질 전망이다. 인류의 위대한 문화유산이 사라질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한자의 해서체는 한·중·일 3개국의 공통 문자였으며, 한문은 공통의 문장어(文章語)였다. 동양 3국은 한자와 한문에 힘입어 활발한 문화 교류가 가능했으며 동일성을 가진 동양문화를 구축할 수 있었다. 한자는 인류의 위대한 문화유산이다. 그러나 오늘날 한자의 운명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한자의 원형이 심하게 훼손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해서체를 포기하고 간체자를 사용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약자(略字)의 사용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는 한자의 해서체를 고수하고 있으나 한글 전용에 밀려 한자의 사용이 극도로 제한되고 있다. 한자의 원형(해서체 및 입성운)을 보전할 수 있는 나라는 우리뿐이다. 우리는 약자 사용이 적을 뿐만 아니라 한자의 입성운을 잘 보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자의 원형을 보전하는 과업은 어문 정책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한중 관계에서 우리의 문화적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지렛대가 될 것이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한자의 상용화(常用化)를 적극 추진하면서 동시에 한자 입성운을 세계 무형문화재로 등재하게 된다면 우리의 국격(國格)은 한껏 고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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