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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시정(施政)연설이 '시정(是正)하겠다'는 연설?|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시정(施政)연설이 '시정(是正)하겠다'는 연설?

漢字 모르니 뜻도 깜깜

조선일보 유석재기자 2014.03.17    

[7] 어렵기만 한 시사용어
한글만 표기하면서 뜻도 실종… 틀리게 해독하는 사람들 많아

  

대구의 자영업자 정모(51)씨는 최근 서울의 한 사립대에 입학한 딸을 기숙사에 들여보내려고 선발 절차를 알아보다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을 우선 선발한다'는 문구를 봤다. '기초생활수급자'란 대략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저소득계층'이란 뜻이겠거니 했지만, '차상위계층'은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이리저리 찾아보니 '최저생계비의 100~ 120% 소득 가계로, 4인 가족 소득 기준으로 월 164만~196만원인 가정'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그런데 여전히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런 사람들이 왜 '차상위계층'인 거지?" 대학교수인 동창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본 끝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바로 위의 계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최하위 계층의) 다음(次·차) 위(上·상) 자리(位·위) 계층'이라는 한자 뜻을 모른 채 한글로만 써 놓은 용어를 봐서는 전혀 모를 노릇이었다.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시정(施政)연설이 '시정(是正)하겠다'는 연설? 漢字 모르니 뜻도 깜깜
한자를 배우지 않아 한자로 된 우리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학생들뿐이 아니다. 40대까지도 '한글 전용(專用) 교육'을 받은 세대가 되다 보니,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시사 용어의 뜻을 몰라 '독해(讀解) 불능(不能)' 상태가 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한자 뜻을 알고 나면 고개를 끄덕거릴 용어다.

한자 없애 더 어려운 경제 용어

최근 신문 경제면에 자주 등장했던 금융상품 중 '재형저축'이 있다. 17년 만에 부활한 이 상품은 연봉 5000만원 이하 근로자나 연소득 3500만원 이하 자영업자만 가입 가능한 비과세 통장으로, '서민들의 목돈 마련 수단'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역시 한글로 쓴 용어만 봐서는 왜 '재형저축'이라 하는지 알기 힘들다. 재형저축(財形貯蓄)이란 '근로자 재산 형성 저축'의 준말이다. 이 상품이 유행했던 1976~1995년에는 한자로 쓰는 일이 많아 혼란이 별로 없었지만 시대를 건너뛰어 한글 표기만 남으니 '뜻'이 실종돼 버린 경우다.

포털 사이트 지식 문답란에 한 네티즌이 "'수의계약'이 정확히 어떤 뜻인지 알고 싶습니다"란 질문을 남겼다. '베스트 답변'은 이랬다. "간단한 예로 설명드릴게요. 교육청에서 학교 급식 재료를 납품하는 기업을 선택하는데 임의로 한 기업을 선정해 계약을 합니다. 단점은 부정부패가 있을 수 있다는 거고 장점은 입찰 경쟁 과열로 질이 낮아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처음부터 수의계약(隨意契約)이 '자기 뜻(意·의)에 따라(隨·수) 상대편을 골라서 맺는 계약'이란 것을 알았다면 이렇게 긴 설명은 불필요했을 것이다.

잘못 알고 있는'시정연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면 '시정연설'이란 단어가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른다. 역시 한글로만 적혀 있으니 시정연설(施政演說)이 '정치(政·정)를 시행(施·시)하는 것과 관련한 연설'이라는 뜻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시정(始政·정치를 시작함)연설'이나 '시정(是正·잘못된 것을 고침)연설', '시정(市井·인가가 모인 곳)연설' 정도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

최근 뉴스에 곧잘 등장하는 '대사공학'이란 단어에 대해 한 과학 용어 사전은 '물질대사 과정에 포함된 경로에 조작을 가하여 변화시키거나 혹은 새로운 물질대사 경로를 만드는 기술'이라 풀이했다. '대사'가 무슨 뜻인지 모른다면 하나 마나 한 설명이다. 대신할 대(代), 물러날 사(謝)를 써서 '새것이 들어오는 대신(代)에 헌것이 물러남(謝)'이라는 뜻을 알면 '물질을 섭취하는 대신 노폐물을 배출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말한다는 것도 알기 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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