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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 한자의 어깨동무|

한글과 한자의 어깨동무

전북일보 장세균 한민족 대외관계사 연구소 이사장 2015.09.13

한글 한자를 나란히 쓰는 한자 병기(倂記)문제를 놓고 찬반양론이 치열하다. 언어는 의사소통을 위한 인간의 고유 발명품으로 꿈속에서조차도 사용된다. 언어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인간은 언어로 사고하고 언어 없이는 사고가 불가능하다고까지 했다. 

그래서 언어는 지극히 현실적 존재인 것이다. 우리 언어의 70% 또는 80%가 한자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그러므로 한자를 모른다는 것은 곧 우리말도 제대로 모른다는 논리가 된다.

그런데 한글 전용화가 시작된 1980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들은 마치 한자를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처럼 대하다 보니 웃지 못할 희극들이 연출되고 있다. 안중근 의사가 소아과 의사이냐 외과의사냐고 묻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방화자(放火者)’와 ‘방화자(防火者)’를 구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며 ‘현재’를 ‘현제’로 ‘상쇄’를 ‘상세’로 쓰는 경우도 많다는것이다. 

더욱 한심한 일은 서울대 재학생의 60%가 전공과목의 전문용어들의 뜻을 제대로 모른다는 어떤 신문기사를 읽고 아연 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이와 같은 한자 기피현상이 한글만을 고집하는 모 일간 신문이 대학생들에게 호감을 준다는 것이다. 장기간의 한글 전용화는 한글을 그만큼 발전시킨 것이 아니라 한글 영역에 영어가 침투하여 정체 불명의 언어들이 속출하고 있다. 예를 든다면 ‘혼합음식’이 ‘퓨전음식’으로 ‘풍조’가 ‘트랜드’로 ‘개념’이 ‘컨셉’으로 사용되고 있다. 정작 ‘컨셉’이 무슨 뜻이냐고 물으면 젊은이들의 대답이 명확지 못하고 어정쩡하다. 한자 병기 반대론의 첫 번째 주장은 한자를 굳이 사용치 않아도 앞뒤 문맥에 비추어보면 중간의 단어의 뜻은 자연히 이해가 된다는 것이다. 아마 이렇게 쉽게 이해하는 사람은 언어 천재는 못되어도 언어 수재는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이 몇%나 되겠는가? 두 번째 반대이유는 한글 한자를 나란히 병기하면 읽기 어려운 ‘난독증(難讀症)’이 있게 된다는 것이다. 시각적으로만 보면 맞는 말이다. 그러나 한자를 모르면 단어의 정확한 뜻을 모르게 되어 다음 문장의 뜻도 모르수밖에는 없어 진짜 ‘난독증’이 있게 된다. 사실 ‘난독증’이라는 한글도 한자에서 취한 것이다. 반대 이유의 세 번째는 한자를 부활시키면 사교육이 범람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한자의 속성을 너무도 모르는 소치에서 비롯된다. 

영어와 우리말은 문법과 발음체계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보층적으로 학원강습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자는 본인 스스로가 써보면서 익힐 수밖에는 없다. 한자 병기에 반대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한글 전용세대들 같이 보인다. 한자 병기가 결정되면 성인인 자기들도 초등학생처럼 한자 공부를 새로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무의식 속에서 작용하여 한자 병기를 반대한다고도 생각된다. 영어가 발달된 언어로 평가받는 이유는 영어 속에는 고대 하브리어 라틴어가 녹아있어 어휘가 풍부해진 것이다. 심지어 한자는 우리 동이족이 세운 고대 중국 은나라의 갑골문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한자 역시도 한글처럼 우리글인 것이다. 한글과 한자가 함께 어깨동무하면 세계 최고의 고급언어로 군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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