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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 어휘력이 기초인데|

[온누리] 어휘력이 기초인데

2015년 11월 10일 (화)권승호 객원논설위원  APSUN@sjbnews.com
  
 
  
 
다산 정약용선생은 유배지에서 그의 자녀들에게 독서법(공부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제시한 바 있다. “내가 몇 년 전부터 독서에 대하여 자못 깨달았는데, 헛되이 그냥 읽기만 하는 것은 하루에 천 번 백 번을 읽어도 오히려 읽지 않는 것이다. 무릇 독서할 때 늘 도중에 한 글자라도 의미를 모르는 곳을 만나면 모름지기 널리 고찰(考察)하고 세밀하게 연구(硏究)하여 그 근본 뿌리를 깨달아 글 전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날마다 이런 식으로 책을 읽는다면 한 가지 책을 읽더라도 수백 가지의 책을 아울러 엿보는 것이다. 이렇게 읽어야 읽은 책의 의리(義理, 뜻과 이치)를 환히 꿰뚫어 알 수 있으니 이 점을 꼭 알아야 한다.” 

학창 시절의 내 지적 능력이 형편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요즘 학생들의 지적 능력 역시 많이 부족하다.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것은 많지만 정확하게 아는 것은 극히 적고 객관식 문제의 답을 골라내 능력은 있지만 지식은 많이 부족하다. 과거 학생들은 공부하는 양이 적어서 아는 것이 없었지만 지금 학생들은 엄청나게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공부하는데도 아는 것이 적다. 어른들 잘못이고 선생님들의 잘못이다. 알려주기 이전에 이해시켜주어야 하고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개념을 분명히 알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는데, 나를 비롯한 선생님과 부모님들은 개념 설명 대신 무조건 열심히 하면 된다고 윽박지르고, 스스로 생각하여 깨달을 여유조차 주지 않은 채 암기하면 된다면서 무조건 암기하라고 닦달하고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은 정답 고르기 연습에만 열중하고 있다. 

무슨 일에서든 기초가 중요하고 공부에서도 예외 아니다. 공부에서는 어휘가 기초이다. 어휘력이 없으면 문장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 글쓴이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여 지식을 쌓을 수 없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요즘 학생들의 어휘 실력은 수준 이하이다. 사전을 가까이 하지 않기 때문이고 한자를 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휘의 정확한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국어사전뿐 아니라 한자사전까지 가까이해야 하는데 요즘 아이들은 도통 국어사전을 뒤적이려 하지 않는다. 더디 가더라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어사전을 펼쳐야 하고 이어서 한자사전을 뒤적이며 생각해야 하는데 요즘 아이들은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귀찮다는 이유,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사전을 찾지 않고 자습서에 있는 해설만 참고한다. 쉽게 찾으니 눈여겨보지 않고 쉽게 얻으니 쉽게 잊어버린다. 대충 넘겨버리니 정확한 지식을 습득할 수도 없고 재미를 느낄 수도 없으며 실력을 향상시킬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권승호(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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