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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논쟁 중]초등학교 한자교육 강화 - 경향신문 2013-07-11|

[지금 논쟁 중]초등학교 한자교육 강화

(경향신문 2013-07-11)

서울시교육청이 밝힌 초등학교 한자교육 강화 방침을 놓고 찬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25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한자교육추진단을 만들어 초등학교·중학교 교과서 속 단어들을 중심으로 한자교육을 강화하는 계획을 세우고 교재 개발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대 목소리도 작지 않다. 한글학회·한글문화연대 등 한글단체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학부모단체 36곳은 “한자교육 강화가 한자 사교육을 부추기고 국어교육을 무너뜨린다”며 한자교육 강화 정책의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초등생들 어휘력 향상·낱말의 정확한 이해 도움
얼마 전 교실에서 ‘재해의 뜻과 종류’를 주제로 수업을 하다가 교과서에 ‘오늘날은 교통사고, 화재, 폭발, 붕괴 등 인위적인 재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라는 문장을 가르치게 되었다. 이 글에 대해 조금 설명하려고 하는데 어떤 학생이 ‘인위적’이 무슨 뜻이냐고 질문을 하였다. 이 질문을 받고 나는 칠판에 ‘인위’라고 쓰고 아이들에게 되물었다. “인위에서 인은 무얼까?”라는 질문을 던지니 아이들 중 여러 명이 곧바로 “사람 인”이라고 답을 하였다. “그래? 그럼 ‘위’는 무얼까”라고 물었더니 대답하는 아이들이 없었다. 그래서 ‘위’는 ‘할 위(爲)’이고 ‘하다, 만들다라는 뜻이 있다’라고 조금 보탰더니, 아이들이 금방 ‘아~, 사람이 하는 거, 사람이 만드는 거’라는 말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교실에서 수업을 하다보면 아이들이 묻는 질문 중에 낱말 뜻에 대한 질문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우리 어른들은 너무도 쉽게 생각하고 있는 낱말들을, 또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낱말들을 아이들은 곧잘 질문한다. 그럴 때면 어른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는 아이들은 낱말의 뜻을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낱말의 뜻을 가르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수업의 진도를 나가고 있는 중에 낱말의 뜻을 가르치는 것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는 없는 상황 속에서 때로는 낱말의 뜻을 한자로 풀어서 설명하거나, 아이들 스스로 그 뜻을 유추해보게 하는 방법은 교실 수업에서 매우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이다.

요즈음 초등학교에서 한자교육을 활성화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이는 반가운 일이며 필자는 초등학교 한자교육에 찬성한다. 초등학교 한자교육은 아이들이 낱말의 뜻을 보다 더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된다.
초등학교 한자교육은 여러 가지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겠다. 한자 낱자를 익히는 데에 중점을 둘 수도 있고, 한자를 통해 국어의 낱말을 이해하는 데에 중점을 둘 수도 있고, 한문 문장을 지도하면서 인성교육을 함양하는 측면에서 이루어질 수도 있겠다. 지금까지는 대체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한자 급수 시험을 위해 한자 낱글자를 중심으로 한자 공부를 시키는 추세가 많았고, 일부 관심 있는 교사들도 한자 낱글자를 중심으로 지도하는 경향이 많았다. 또한 사회 일각에서는 초등학교 한자교육이라고 하면 옛날 서당교육의 모습을 떠올리며 한문 문장을 가르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도 있는 듯하다. 그래서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한자 낱글자나 문장을 가르친다는 차원에서 국어 어휘 교육과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 듯하다. 그렇지만 초등학교 한자교육의 지향점과 방향이 낱말의 정확한 이해, 즉 국어 어휘의 올바른 이해와 사용에 있음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 한자교육은 초등학교 학생들의 어휘력을 향상시키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어휘력은 보통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양적인 개념에서 어휘력은 아이들이 알고 있는 어휘의 수 즉, 어휘를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의 측면이고, 질적인 개념에서 어휘력은 낱말의 뜻을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는가의 문제이다. 흔히 우리 어른들은 어휘력을 양적인 개념에서만 생각하여, 아이들은 국어의 낱말을 충분히 알고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데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질적인 측면에서 보면 아이들이 생각보다는 낱말의 뜻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한자에 대한 지식은 아이들이 낱말의 뜻을 이해하고 유추하는 데에, 그리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에 매우 효과적이다. 그러므로 초등학교 한자교육의 강화는 국어 어휘력 향상 차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다. 교과서에 나오는 모든 어휘들을 한자로 변환해서 가르치거나, 아이들에게 너무 어려운 한자를 가르칠 필요는 없겠다. 교과서에 나오는 어휘들 중에서, 교과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꼭 필요한 개념어와 각 학년에서 아이들의 수준에 적합한 낱말, 한자의 뜻으로 낱말의 뜻을 유추하기 쉬운 낱말들을 중심으로 어휘를 추출하여 한자교육을 실시한다면, 아이들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어휘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타인’의 뜻을 그냥 ‘다른 사람’이라고 가르치기보다 ‘다를 타, 사람 인, 그러면 무슨 뜻일까?’라고 가르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 한자 지식이 있는 아이들은 국어 낱말의 뜻을 보다 더 정확하게 이해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초등학교 한자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보다 더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진철용l서울송화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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