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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한자를 배웠더니, 우리말이 쉬워졌다|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한자를 배웠더니, 우리말이 쉬워졌다

조선일보 유석재기자 2014.06.09

      

[12] 한자 교육이 어휘력 향상

중학생 70명, 기본 1000字 학습
국어 교과서로만 공부한 학급보다 10개월이 지나자 평균 8.3점 앞서

  

"한번 실험을 해 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2009년 초, 퇴계학연구원의 이용태 이사장(전 삼보컴퓨터 회장)과 전통문화연구회의 송재소 이사장(성균관대 명예교수·현 전통문화연구회 고문)은 한자(漢字) 교육을 둘러싼 해묵은 논쟁거리에 대해서 '검증'을 해 보자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아무리 '국어 어휘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한자 교육을 소홀히 해 온 탓에 학생들의 어휘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해도 일부에선 '그게 무슨 근거가 있느냐'고 반발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한자를 가르치면 정말 어휘력이 신장하는지 여부를 실제로 판별해 봅시다!"

한자 배운 학생들, 어휘력 8.3점 높았다

전국의 학교를 물색한 끝에 경북 포항의 영일중에서 그해 3월부터 12월까지 '실험'을 진행할 수 있었다. 1학년 9개 반 중에서 4개 반 140명이 그 대상으로 선정됐다. 2개 '통제반'은 한자 노출 수준이 10% 미만인 정규 중1 국어교과서를 통해 평상시와 다름없이 가르쳤다. 반면 2개 '실험반'은 국어교과서에 기본 한자 1000자를 노출시킨 보조 교재를 만들어 학습을 시켰다. 4개 반 모두 국어과 이은아 교사가 가르쳤다. 과연 10개월이 지난 뒤 학생들의 어휘력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포항 영일중 한자 실험 어휘력평가 추이 그래프
4월 첫 어휘력 평가에선 실험반이 통제반보다 점수가 낮게 나왔다. 그러나 여름방학이 지나고 9월에 치른 1학기 검증평가에서부터 역전이 시작됐다. 실험반이 통제반을 5점 이상 따돌렸던 것이다. 11월의 2학기 중간평가에선 실험반이 통제반을 11점 넘게 앞섰다. 학년 평균은 실험반 57.4점, 통제반 49.1점이었다. 한자를 공부한 '실험반'이 그렇지 않은 '통제반'보다 8.3점이 높았다〈그래픽 참조〉.

"하위권 학생들에게 자신감 줘"

실험반에선 어떻게 한자 교육을 했던 것일까? 수업을 시작할 때마다 5~10분 정도 시간을 할애해 교과서에 나오는 한자어를 따로 가르쳤다. 한자 명함을 만들어 학생들이 한자와 친숙해지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선생님 이름은 李銀娥(이은아)예요. '은 銀(은)' '예쁠 娥(아)'니 '은빛처럼 아름다운 아이'라는 뜻이지요." "아~."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학생들의 모둠(효율적인 학습을 위해 작은 규모로 묶은 모임)마다 사자성어로 이름을 붙이게 하기도 했다. '喜怒哀樂(희로애락)'이란 이름을 붙인 아이들은 이렇게 설명했다. "모둠을 만들었을 때는 기뻤지만(喜·희), 발표를 준비하면서 성냈고(怒·로), 몸이 아파 결석한 친구 때문에 슬펐고(哀·애), 고생 끝에 발표하게 돼 기뻤어요(樂·락)."

연구팀은 "한 학기가 지나자 실험반이 한자어 어휘 공부를 통해 어휘력과 독해력이 향상됐고, 점차 자신감이 생겨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며 "특히 하위권 학생들의 학업 성취에 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한자가 '한문'이 아니라 '국어' 능력 향상에 도움을 줬던 것이다.

국민 82% "중학교 입학 전에 한자 교육을"

한자 교육이 국어 어휘력 신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대다수 국어 교사가 인정하고 있다. 민현식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현 국립국어원장)가 2008년 중·고교 국어 교사 205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자 이해력이 어휘력에 기여하는가?'란 질문에 '아주 그렇다'라는 응답이 34.8%, '그렇다'가 56.4%였다. 91.2%가 긍정적으로 답변한 것이다.

국립국어원이 5년마다 한 번씩 발표하는 '국민의 언어의식 조사' 2010년 보고서에 따르면, '바람직한 한자 교육 실시 시기는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국민의 45.3%가 '초등학교 저학년', 23.2%가 '초등학교 고학년'이라고 답변했다. '중학교'(14.1%) '5~6세'(13.5%)가 그 뒤를 이었고, '필요 없다'(2.8%) '고등학교'(1.1%)는 소수에 그쳤다. 국민의 82%가 '한자 교육은 초등학교 또는 그 이전에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 비율은 한글 세대인 20대(80.6%)와 30대(83%)도 큰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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