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연구자료
관련기사

관련기사|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선제골·강호… 속뜻 알고 외치세요 "대~한민국"|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선제골·강호… 속뜻 알고 외치세요 "대~한민국"

[13] 월드컵 단골 한자어
主將은 으뜸장수·調鍊은 병사 훈련… 태극전사에게 잘 어울리는 표현

조선일보 유석재기자 2013.06.23

  

"그 선수의 벨기에전 선발 출전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라는 문장에서 '선발'은 '선발(選拔)'일까, '선발(先發)'일까? "역대 전적 2승 무패로 앞섰다"에서 '전적'은 한자로 어떻게 쓸까? "세계의 강호들을 잇달아 격파했다"의 '강호'란 무슨 뜻일까?

월드컵 조별 리그로 축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쏠린 요즘, 관련 뉴스 기사에 꼭 단골로 등장하는 용어들이 있다. 이 어휘들의 한자를 하나하나 짚어 속뜻을 알게 된다면 축구 경기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높아질 것이다.

'제공권(制空權)'은 '공중볼 따내는 능력'

'선발 출전'의 '선발'을 '많은 가운데서 골라 뽑음'이란 뜻의 '선발(選拔)'로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논리적으로 봤을 때 출전하는 선수들은 모두 '선발(選拔)'된 사람들이기 때문에 굳이 쓸 필요가 없는 말이 된다. 이 경우엔 '선발(先發)'로 써야 맞는다. '남보다 먼저(선·先) 나서거나 떠남(발·發)'이란 뜻으로, 축구에서는 전반전 시작과 함께 출전하는 것을 말한다.

   


	월드컵 단골 한자어 속뜻 정리 표
'역대 전적'의 '전적'이란 '전적(前績·이전에 이뤄 놓은 업적)'이나 '전적(戰跡·전쟁의 자취)'이 아니라 '전적(戰績)'으로 써야 한다. '상대와 싸워서(전·戰) 얻은 실적(적·績)'이란 의미다. '세계의 강호'에서 '강호(强豪)'는 원래 '굳센(강·强) 호걸(호·豪)'이란 뜻이며, '실력이나 힘이 뛰어나고 강한 사람이나 집단'이란 의미로 쓰인다.

"상대 공을 빼앗은 뒤 공격으로 전환하는 데 발군의 능력을 보였다"는 '발군'도 축구 관련 뉴스에서 자주 눈에 띈다. '발군(拔群)'이란 '여럿(군·群) 가운데서 특히 뛰어나다(발·拔)'는 뜻이며, 비슷한 말로 '일군(逸群)'과 '발류(拔類)'가 있다. "신장을 이용해 제공권을 장악했다"의 '제공권(制空權)'도 한자를 알면 이해가 쉽다. '공중(공·空)을 지배하는(제·制) 능력(권·權)'이란 뜻이니 축구에서는 '공중볼을 따내는 능력'이 된다.

'주장'은 '主將'… '원정'은 '遠征'

이해하기 쉬운 용어라고 생각되는 경우에도 한자를 알면 그 의미가 좀 더 확실해진다. "한국팀의 주장 선수는 구자철이다"라는 문장에서 '주장'을 한자로 어떻게 쓰는지 한 고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주장(主張)'이나 '주장(主長)'이 아니냐고 답변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앞의 말은 '자기 의견을 굳게 내세운다'는 뜻이고, 뒤의 말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없다. 이 경우엔 '주장(主將)'이라고 쓰는 것이 맞다. 원래 '한 군대의 으뜸(주·主)가는 장수(장·將)'란 의미다.

"홍명보 감독이 팀 조련에 나섰다"에서 '조련(調鍊)'이란 말이 선수들에 대한 비하가 아니냐고 보는 사람도 있다. 동물을 길들이는 사람을 '조련사(調鍊師)'라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래 이 말은 '병사를 길들이기(조·調) 위해 훈련(련·鍊)한다'는 군사 용어로, 조선왕조실록에도 '사람과 말을 조련한다(調鍊人馬·선조실록 1595년 12월 6일)'는 등의 용례가 나온다. 대표팀 선수들을 '전사(戰士)'에 비유하는 어법에 어울리는 표현인 셈이다. "월드컵 원정 경기 세 번째 승리"라는 표현에서 '원정'은 한자로 어떻게 쓸까? '먼 길'이란 뜻의 '원정(遠程=원로·遠路)'이란 말이 있지만 이 경우엔 '원정(遠征)'이 맞다. '먼 곳(원·遠)으로 싸우러(정·征) 나간다'는 뜻이다.

'선제골'의 '선제'가 무슨 뜻인지 궁금해하는 축구팬도 있다. '선제(先制)'란 '상대편보다 먼저(선·先) 손을 써서 상대를 제압(제·制)하는 일'이란 뜻이다. '선취(先取)'는 '먼저 차지한다'는 뜻이니 결국 '선제골'과 '선취골'은 같은 의미가 된다. "한국팀이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문장은 월드컵에서 가장 기다려지는 표현이지만, 한자로 맞게 쓰기는 쉽지 않다. '싸움에 이긴(승·勝) 여세를 타고(승·乘) 계속(장·長) 몰아친다(구·驅)'는 '승승장구(乘勝長驅)'다.




댓글 0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수 작성일
420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각개전투(各個戰鬪)·제식훈련(制式.. 어문정책관리자 2813 2014.09.15
419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萬歲는 '파이팅'이 아닙니다 어문정책관리자 2620 2014.07.07
418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묘령(妙齡)의 할아버지'라뇨? 묘.. 어문정책관리자 2697 2014.05.26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선제골·강호… 속뜻 알고 외치세요.. 어문정책관리자 2646 2014.06.23
416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시정(施政)연설이 '시정(是正)하겠.. 어문정책관리자 2710 2014.03.17
415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어느 대학생의 질문 "북경(北京)만.. 어문정책관리자 2688 2014.03.31
414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유래'없이 '상막'하다? 소리대로.. 어문정책관리자 2824 2014.04.21
413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차집관거·게첨·징구… 한글로 쓰.. 어문정책관리자 2799 2014.05.12
412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추발(追拔)·도마(跳馬)·마장마.. 어문정책관리자 2705 2014.09.30
411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한자는 어휘력 향상의 열쇠… 全 과.. 어문정책관리자 2571 2014.12.22
410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한자를 배웠더니, 우리말이 쉬워졌다 어문정책관리자 2813 2014.06.09
409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한자를 알면 '명량(鳴梁)' 잘 보.. 어문정책관리자 2703 2014.08.18
408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漢字를 영어처럼… 뜻 모르고 외우는.. 어문정책관리자 2769 2014.03.03
407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漢字를 외국어 취급… 팔만대장경도 .. 어문정책관리자 2867 2014.02.03
406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임금의 길? 떼도둑?… 이 영화.. 어문정책관리자 2779 2014.07.22
405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이 땅에 온 지 2000년… 漢字의 .. 어문정책관리자 2688 2014.02.19
404 [漢字, 세상을 말하다] 繁簡[번간] - 중앙일보 2013.08.05 어문정책관리자 2773 2013.12.31
403 [漢字교육의 필요성] 과학 용어 이해도 조사 결과 (한글 VS. 漢字) 어문정책관리자 2150 2016.01.05
402 [황현산의 밤이 선생이다]학술용어의 운명 어문정책관리자 2317 2015.08.20
401 [횡설수설/정성희]동북아시대의 한자 공부 어문정책관리자 2154 2015.08.26
후원 : (사)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사)한국어문회 한자교육국민운동연합 (사)전통문화연구회 l 사무주관 : (사)전통문화연구회
CopyRight Since 2013 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 All Rights Reserved.
110-707. 서울 종로구 낙원동 284-6 낙원빌딩 507호 (전통문화연구회 사무실 내) l 전화 : 02)762.8401 l 전송 : 02)747-0083 l 전자우편 : juntong@juntong.or.kr

CopyRight Since 2001-2011 WEBARTY.COM All Rights RESERVED. / Skin By Webar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