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학년도 학교 교육계획은 2월 중에 세워 3월부터 시행한다. 학교 교육계획이 어떻게 세워졌느냐에 따라 학교 교육의 방향이 달라진다.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지만, 과거로 돌아가 교직을 선택한다면 초등학교에서부터 한자교육을 하겠다는 퇴직한 교직자들이 많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09 개정 교육과정' 총론 가운데 '초등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중점'이란 항목에서 '한자교육 등 전체 38개 과정은 관련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체계적인 지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라고 규정했다. 따라서 2010년부터 전국 초등학교에서 교장 재량에 따라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한자교육을 할 수 있도록 관련 근거가 마련됐다. 

죤 듀이는 교육은 '경험의 재구성'이라고 했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어떤 경험을 하게 할 것인가가 교육과정구성의 요체라는 이야기다. 초등학교에서 한자에 대해 경험을 하게 하려면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한자 교육자료와 시간이 할당되어야 하고 그것을 학생들이 경험하게 해야 한다. 우리 언어는 한문에 뿌리를 두고 있어서 한자를 알게 되면 말의 뜻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국제화 시대에 외국어인 영어교육은 주력하면서 한자교육은 뒤로 밀려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한글로 쓰고 ( )안에 한자를 쓰게 했다가 그것마저 쓰지 않아 초등학교에서 한자를 접할 기회가 없어졌다. 

최근 한자교육을 학교장 재량으로 교육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한자교육 교재를 선택해 재량시간운영으로 한자 경험을 하게 하고 있다. 필자는 광주시에서 한자교육을 학교장 재량으로 실시하고 있는 봉선초등학교(교장 김형석)와 계림초등학교(교장 이광숙)를 탐방해 한자교육 현황을 알아보았다. 현장에교육과학기술부 유권해석에 힘입어 한자교육을 하기로 하고 직원들과 협의해 학교장 재량시간으로 영어와 한자교육을 선택하고 교재를 학년별로 선정해 1학년부터 6학년까지는 전 학년에 학교에서 채택한 검인정교재를 배부해 한자교육자료로 활용하고 있었다. 시간운영은 전 학년 한자 재량시간을 연간 30시간으로 하여 학년에 따라 담임교사 재량으로 한자 교육을 하고 있으며, 과제학습, 아침공부시간에도 한자 공부를 한다 했다. 학교장의 참신한 교육관과 교사들의 열정은 미래지향적인 알찬 교육과정 운영으로 미래의 주인공이 될 학생들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좋은 경험을 하게 한다. 

한자교육은 기억력이 좋은 초등학교에서부터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유치원에서도 한자 읽기교육은 가능하다고 한다. 유치원에서는 그림의 판별력을 기르면서 병행해서 한자를 알게 하는 놀이 학습을 하고 있다. 따라서 한자교육이 찬반론에 밀려 학습의 적기를 상실하게 하지 말고 초등학교에서는 학교장 재량으로 한자교육의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은 한자문화에 뿌리를 둔 우리 문화를 이해하고 중국이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고 한중교류가 많은 시점에서,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이하여 초등학교에서부터 교장 재량시간으로 한자교육을 선택해 시행했으면 한다. 


정기연 전 영암 신북초등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