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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어와 외래어의 조화|

[이 아침에] 고유어와 외래어의 조화 
                                                2016.02.03  중앙일보   조 현 용 / 경희대학교 국제교육원 원장


한국어에는 외래의 흔적이 강하게 남아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어만의 일은 아니다. 동아시아는 한자 문화권과 유교 문화권으로 특징지을 수 있는데, 당시 가장 발달한 문명을 받아들이면서 한자어도 같이 한국어 속으로 들어온 것이다. 이는 일본어나 베트남어의 경우에도 비슷한 사정이다.

한자어는 고유어와 일정한 층위를 이루면서 발달하였다. 기초 어휘에는 고유어가 많이 남아있다. 기초 어휘는 시간이 지나도 많이 달라지지 않는 어휘로서 언어 비교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어휘다. 같은 계통의 언어를 비교할 때 주로 기초 어휘를 비교하게 된다. 이런 기초 어휘에 해당하는 것으로는 신체어(눈, 코, 귀, 입 등) 친족어(아버지 어머니 언니 오빠 누이 등) 색채어(희다 검다 푸르다 붉다 노랗다 등) 천체어(하늘, 별, 달, 비, 눈 등) 자연어(땅, 돌, 흙, 내, 물, 바람 등) 수(數-하나, 둘, 셋, 넷 등)이 있다.

물론 기초 어휘 중에도 한자 어휘가 일부 들어 와 있다. 친족어 중에서 '형(兄), 동생(同生), 삼촌(三寸), 이모(姨母), 고모(姑母)' 등은 한자어다. 자연어 중에도 '산(山), 강(江)' 등은 한자어다. 산과 강이 '뫼'와 '가람'이라는 고유어보다 널리 사용되게 된 이유로는 한자로 지명을 바꾼 것에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의 경우도 큰 수는 대부분 한자어로 바뀌었다. '백(百), 천(千), 만(萬), 억(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원래 고유어에서 '백'은 '온', '천'은 '즈믄'이었다. 

개념어에는 한자어가 많다. 이는 당시의 선진 학문을 받아들이면서 자연스럽게 한자어가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효, 충, 도, 참선, 화두, 열반, 학문, 논리, 개념, 사회, 개인, 민주주의, 자본주의' 등 한자어가 수도 없이 들어 왔다. 유교.불교.도교.기독교 등이 들어오면서 종교.철학 용어들이 들어오게 되었다. 불교 용어는 산스크리트어가 그대로 들어 온 것이 아니라 한자어로 번역된 용어를 받아들인 경우가 많았다. 또한 개화기 이후에는 일본식 한자어를 받아들이게 된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을 거치면서 많은 서양의 개념을 한자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이때 새로 만들어지거나 새로 개념화된 한자 어휘들이 한국어와 중국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해방 이후 새로운 문명에 해당하는 말에는 서양어가 많았다. 이때 서양어는 한자어나 고유어로 번역되지 않고 외래어 그대로 사용하게 된다. 예를 들면 '빵, 버스, 택시, 컴퓨터, 커피, 초콜릿' 등이 있다. 이 중에도 일본식 서양어를 받아들인 경우도 있다. '아파트, 볼펜, 샤프, 오므라이스, 돈가스' 등이 그렇다.

외래어의 유입으로 나타난 현상으로는 고유어와 외래어(한자어 포함)가 서로 다른 의미 영역을 형성하기도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뜻'과 '의미(意味)', '옷'과 '드레스(dress)'는 서로 다른 개념으로 사용된다.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전혀 다른 의미로 변화되는 경우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마담'이다. 한국어에서는 아주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또한 우리말과 차용어가 동의 중첩을 이루는 경우도 많다. 또는 한자어와 외래어 사이에 동의 중첩을 이루는 경우도 많다. '애초, 깡통, 드럼통, 역전앞, 동해 바다' 등 많은 어휘가 뜻을 강하게 하기 위해 중첩된다. 

지구촌 사회이기 때문에 문물의 교류와 함께 더 많은 어휘가 들어오고 나가게 될 것이다. 특히 정보화의 발전으로 급속도로 어휘가 전파되기도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새로운 어휘가 들어오는 것을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하지만 무분별한 외래어의 사용은 언어생활을 피폐화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하여야 한다. 의사소통에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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