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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심여(심혈을)를 기울였지만 숲으로(수포로) 돌아가서 찹찹해(착잡해)" "…뭐?"|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심여(심혈을)를 기울였지만 숲으로(수포로) 돌아가서 찹찹해(착잡해)" "…뭐?"

조선일보 유석재기자 2014.11.24


'주의' 환기… '주위'로 쓰고 '건투' 빈다… '권투'로 誤記

  

"모든 게 숲으로 돌아갔다."

인터넷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표현이다. 시험을 망쳤거나 컴퓨터 파일이 삭제됐을 때 안타깝고 허무한 심정을 드러내는 말인데, 도대체 무슨 뜻일까? 이것은 '수포(水泡)로 돌아갔다', 즉 '물거품이 됐다'는 표현을 잘못 쓴 것이다. 젊은 세대가 한자(漢字)를 잘 모르고 들리는 대로 쓰다 보니, 발음이 비슷한 엉뚱한 표기가 등장하는 것이다.

'주위 환기' '권투를 빈다'고?

인터넷에선 "자기 말을 들어 달라며 사람들의 주위를 환기했다"는 표현이 뉴스 기사에서도 자주 보인다. 이 말을 들은 사람이 '주위(周圍)를 환기(換氣)하라'는 말인 줄 알고 창문을 열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것은 '주의(注意)를 환기(喚起)하다'를 잘못 쓴 것이다. '주의(注意)'가 '어떤 한 곳이나 일에 관심을 집중해 기울임'이고 '환기(喚起)'는 '주의나 여론, 생각 등을 불러일으킴'이니 '관심을 집중시키다'는 뜻이다.



	발음이 비슷한 말로 잘못 표기하는 한자어.
"환자의 건강에 심여를 기울이세요"라는 문장도 인터넷에서 쉽게 눈에 띈다. 이는 '심혈(心血)을 기울이다'를 잘못 쓴 것이다. '심장의 피를 기울일 정도로 목적 달성을 위해 애써 노력하다'는 뜻이지만 한자를 모르면 뜻을 제대로 알 수 없다.

"국회의원 한 분 한 분의 권투를 빈다." 단순 오타라고 믿고 싶지만, 한 정당 공보실이 워크숍 발언을 공개한 글 가운데 나오는 문장이다. "씩씩하게 잘 싸워나가길 빈다"는 뜻인 '건투(健鬪)를 빈다'를 잘못 쓴 '권투를 빈다'란 표현 역시 최근 들어 부쩍 늘었다.

'압건이다' '찹찹하다' '회개망칙'

한 인터넷 뉴스는 "환상적 무대와 중독성 높은 음악이 압건이다"라고 썼다. '압건'이란 말은 당연히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오지 않는다. '여럿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이란 뜻인 '압권(壓卷)'을 잘못 쓴 것이다.

"앞날을 걱정하는 국민의 마음이 찹찹하다" "아프고 찹찹하다"는 표현도 뉴스에 자주 눈에 띈다. 그런데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찹찹하다'의 뜻을 '마음이 들뜨지 않고 차분하다' '가깝고 살뜰하다'로 풀이해 뜻이 잘 통하지 않는다. 이는 '갈피를 잡을 수 없이 뒤섞여 어수선하다'는 뜻인 '착잡(錯雜)하다'를 잘못 쓴 것으로 보인다.

"임옥구비가 뚜렷하다" "회개망칙하다"는 표현은 각각 이목구비(耳目口鼻·귀와 눈과 입과 코)와 해괴망측(駭怪罔測·헤아릴 수 없이 괴상하고 야릇함)이란 말을 잘못 쓴 것이다. '역마살(驛馬煞·늘 분주하게 이리저리 떠돌아다니게 된 액운)'을 '영맛살'로, '시말서(始末書)'를 '심한 일을 저지른 경우에 쓰는 문서'라고 생각해서'심할서'로 쓰는 경우도 있다.

'발암물질(發癌物質)'을 '바람물질', '사생활침해(私生活侵害)'를 '사생활치매', '고정관념(固定觀念)'을 '고전관념', '무난(無難)하다'를 '문안하다', '연예인(演藝人)'을 '연애인', '폐해(弊害)'를 '폐혜', '훼손(毁損)'을 '회손'으로 쓰는 잘못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는 "요즘 대학생이 내는 시험지나 리포트에도 이런 표현이 부지기수"라며 "한자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대학에서 이를 바로잡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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