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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교 교과서 한자병기…“초교생 어휘·독해력 수준 향상” vs “학생들 학습 부담가중”|

초교 교과서 한자병기…“초교생 어휘·독해력 수준 향상” vs “학생들 학습 부담가중”

‘초교 교과서 한자병기’ 이렇게 본다


대구일보 신헌호기자 2015.10.08


10월9일은 한글날이다. 

훈민정음의 반포를 기념하는 날인 한글날은 1926년 조선어 연구회가 ‘가갸날’이라고 칭하고 기념한 이래로 1928년 가갸날을 한글날로, 1931년 한글날 기념일 음력 9월29일을 양력 10월29일로 정해 기념하다가 이후 한글학회가 1446년 10월9일을 한글날로 확정함에 따라 10월9일이 오늘날의 한글날이 됐다. 

올해 한글날은 2013년 공휴일로 재지정 된 후 3번째 맞는 해이자 569주년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교육부는 교육과정 개정을 재추진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던 초등학교 교과서의 한자 병기문제에 대한 찬반 여론의 입장차이가 크자 교육부가 한자병기 여부를 내년으로 미뤘다.

다가오는 한글날을 맞아 논란이 됐던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병기에 대해 한번 짚어본다.


◆한자병기 찬성
김성중 계명대 교수
“아이들이 해야하 일 만드는게 아닌
어떻게 쓰이는지 이해력 높이는 것
적정 한자수·학습 법 모색해야”

교육부가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병기를 한다는 것은 교과서에 있는 어려운 단어에 한자를 표기하는 것을 뜻한다. 

한자병기를 찬성하는 전문가들은 초등학생들이 독서를 통해 자연스럽게 단어를 습득하면 된다고 하지만 한자어가 많은 국어에서 기본적인 한자를 아는 것만으로도 어휘력과 독해력 수준이 상당한 수준이 향상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한자병기를 통해 아이들이 해야 할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한자를 알고 어휘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알도록 해 전반적인 이해력을 높인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영어는 외국어임에도 불구하고 조기교육을 하는 등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교육을 실시하는 상황인데 정작 한글에 필요한 한자는 왜 가르치지 않느냐며 한자도 배워야한다는 입장이다.

계명대 한문교육과 김성중 교수는 “한자병기는 초등학생들의 언어능력 향상에도 긍정적인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자병기 찬성을 말하기에 앞서 현재 시민들이 잘못 알고 있는 두 가지 오해에 대해 짚었다. 
그 중 첫 번째는 시민들이 현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한자 병기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고 알고 있는데 이는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 이상 도덕, 사회, 수학교과서에서 일부 한자 병기가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하나는 2014년에 발표한 ‘초ㆍ중등학교 한자 교육 활성화’방안에 따르면 초등학교의 모든 교과서에 한자 병기가 이뤄진다는 내용인데 교육부 발표안에는 이러한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부정확한 정보로 초래된 오해들과 각 단체 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한글전용론과 국한혼용론’이라는 어문 논쟁으로까지 비화돼, 한자 교육 활성화의 근본 취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는 정작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관련 학계 연구자들의 역량을 모아 초등학생 언어 사용 실태를 객관적으로 파악ㆍ분석한 뒤 이를 토대로 적정 한자 수와 어휘를 제시하고 병기 방안과 한자 학습에 대한 다각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자병기 반대
최동주 영남대 교수
“한글 보편화로 국민 문해력 세계 최고
한자교육은 교과목 시간에 하면돼
추진시 사교육 부담으로 이어질 것”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병기 반대하는 전문가들은 한글이 소리글자의미의 일치도가 높고 효율적인 표기 체계를 갖췄으며, 한국어의 표기에 가장 알맞고 정보화에도 적합하다며 지난달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효율적이고 두루 통하는 한글만으로 초등 교과서를 발행해 온 지도 46년이 됐으며, 한글 사용의 보편화로 국민의 문해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한글은 세계 언어 가운데 원음을 가깝게 적을 수 있는 글자로 으뜸이며 한글 자모 24개의 조합으로 만들 수 있는 글자 수는 무려 1만1172개나 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계 각지에서 한글을 통해 문맹률을 낮추려는 노력이 진행될 만큼 한글이 우수한데, 한글학자들은 굳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병기를 할 필요가 있냐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한자병기를 할 경우 한자 학원들이 우후죽순 생겨날 것이며 또 사교육 부담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초등학교 학습문제집 중 일부는 ‘2018년 교육부 개정안 한자병기 대비문제집’이라고 벌써부터 나오는 상황이다. 

영남대 국어국문학과 최동주 교수는 “학술지ㆍ각종 서적ㆍ신문 등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한자가 거의 쓰이지 않고 있으며, 이는 곧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선택의 결과”라며 “한자병기가 학문과 언어소통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는 하나, 과연 오늘날의 학문과 의사소통에 한자가 거의 쓰이지 않는 현상에서 비롯한 심각한 문제나 혼란이 얼마나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최 교수는 “한자 교육이 독해능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이는 형태소의 의미를 이해함으로써 어휘력이 향상된 결과일 뿐 한자를 쓸 수 있게 돼서 그런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병기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며 아이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자교육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한자교육은 한문이나 한자교과목 시간에 할 수 있다”며 “한자병기는 다른 차원의 문제로서, 한자 교육에 국한되지 않는 문자생활에 관련된 사안이라는 점이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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