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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한시)와 漢文(한문)] 선현들의 문화유산|

[漢詩(한시)와 漢文(한문)] 선현들의 문화유산

한국문학 8.15후 갈길 잃었다

경제풍월 장희구 2014. 08. 14


문학과 문화는 역사성을 시발점으로 기준의 잣대를 댄다. 문학하는 사람들의 일성호(一聲號)는 “몇 년도에 등단했느냐?”부터 시작하여 점차 “문학적인 감수성과 비유적인 예술성”이란 전문성의 깊이로 화제의 선상에 올려 대좌한다. ‘등단 연도’는 문학의 경험과 수업 연한을 뜻하고, ‘감수성과 예술성’은 문학표현 기교의 됨됨이에 그 초점을 맞춘다. 어느 부족이나 민족 문화의 동질성은 역사성에 뿌리를 두며, 그 맥이 튼튼하지 못하면 일시에 주저앉거나 주변문화에 동화되어 버리기 일쑤다. 인류 문화 변천사는 모두 그랬다.


漢詩(한시)와 漢文(한문)
선현들의 문화유산
한국문학 8.15후 갈길 잃었다


  


   
 


글/ 張喜久(장희구 문학박사 / 문학평론가· 시조시인)
  


한국문학은 온통 잠자며 갈길 잃었다 


우리 한국문학은 온통 한자한문 문화라는 역사성에 바탕을 둔다. 세종의 한글창제 이전의 문학은 물론 한글창제 이후 문학의 밑바탕이 한자한문이라는 성숙한 비를 맞고 자라왔다. 소설과 수필은 물론 한시와 쌍벽을 겨루면서 자라온 시조 또한 한자한문의 비를 맞고 자라왔다. 한자한문이란 예술성은 물론 어휘라는 도구 없이 표현 자체가 불가능했던 것이다. 100년의 역사를 갖고 직수입된 자유시나 그 이후에 점차 정착된 비평문학, 외국문학, 아동문학 등도 한자한문이란 표현의 틀 속에서 자라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해방이후 ‘국한혼용이다’, ‘한글전용이다’는 오락가락한 틈바구니 속에서 한자 모르는 문맹을 양산시킨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말의 70%가 한자와 한문이라는 비를 맞고 자라왔음에도 그것을 모르고 한글문자만으로 문학을 표현하고 있는 현실이다. 한자한문을 사용했다는 역사성의 무시 앞에 고개를 숙일 따름이다. 우리 문자의 현실은 그렇다고 치자. 일본은 그들이 발명한 가나(假名)만으로 모든 의사표현이 가능했지만, 한자의 이해 없이는 문화와 역사와 문학의 기록을 바르게 이해할 수 없어 한자를 혼용하고 있는 현실, 요즈음 간체자로 바뀌는 현실이 다소 안타깝기는 하지만 한자를 사용하는 대륙 중국의 현실을 도외시 할 수는 없는 것이 지정학적인 우리들의 모습이다. 영여, 불어, 독어, 러시아어를 한국말로 번역하여 읽다보면 오히려 원문(原文)으로 읽는 것 보다 이해하기 어렵다는 넋두리는 무엇을 말하고 있겠는가. 순우리말만 고집하는 한글만으로는 전문적인 용어의 이해가 불가능하다는 증거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문학의 원형은 국한혼용문 


그렇다고 우리말을 무시하자는 것은 아니다. 아름다운 우리말은 갈고 다듬어 써야 한다. 고어(古語)나 사어(死語)도 찾아내고 다듬어 찾아 써야 한다. 우리말로 표기하여 이해할 수 없는 말, 우리말 표기로 의사전달이 불분명한 말은 병기(倂記)든 혼용(混用)이든 한글과 한자 어휘 사용으로 그 진폭을 넓히고, 어휘구사의 종횡에 아무런 지장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 세종 어른께서는 훈민정음을 만들어 놓고, 그 증거의 예를 위해 월인천강지곡, 용비어천가, 석보상절 등에서 국한혼용의 본보기를 보이셨고, 어느 구절에도 새로 만든 훈민정음만 전용하라고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일본침략과 더불어 한글전용 곧 ‘애국(愛國)’이라는 일부 급진론자들의 주장에 의해 일시에 한글전용을 이룩하여 그 피해자가 오늘날 우리가 되었으니, 이것이 이른바 절름발이 교육을 받은 한글세대다. 



한국문학 갈 길은 선현문학 입맞춤 


우리 선현들은 수많은 문학작품을 남겼다. 임진왜란이후 급물살을 탔던 한글소설과 18세기 초에 정리된 청구영언(靑丘永言) 등에 실린 시조집 외에는 대부분 한자한문이란 문자 언어를 빌어 문학 작품을 일구어 냈다. 시(詩), 서(書), 문(文), 기(記)를 비롯해서 주옥과도 같은 한문소설 등이 그것이다. 그 중에서도 한시의 비중이 당연 수위를 차지했다. ‘한시’는 고려 말에 최초로 이룩된 것으로 추정하는 ‘시조’와 더불어 장르의 구분을 떠나서 마치 부부간이나 형제처럼 오고 감이란 영화를 누렸다. 누정문화(樓亭文化)라 했듯이 선비들은 누각에 앉아 한시 한 수를 지어 놓고 기승전결로 된 한시 원문을 음영하다가, 우리말로 풀어서 새기면서 자연스럽게 3장 6구체로 음영함에 따라 시절가(時節歌)가 되었으니, 지금도 ‘시조’는 시조(詩調)라 하지 않고 시조(時調)라고 사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 전해지고 있는 시조(時調)를 한역화(漢譯化)한 숫자는 대략 900여수에 달한 것으로 조사되지만, 그 반대로 한시(漢詩)를 시조화(時調化)한 작품은 그보다 훨씬 많았을 것으로 추정되나, 현재 전해지는 작품은 불과 몇 수에 지나지 않는다.



한시 속에서 선현의 숨결을 느껴야한다 


우리 선현이 남긴 수많은 한시가 문집 속에 들어 앉아 깊은 잠에 취해 좀처럼 깨어날 줄 모르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를 안타깝게 여기시던 이응백(李應百) 박사(서울대 명예교수)가 한시를 번역하여 ‘번역시조’로 만드는 일부 작업을 시도하여 다소의 성과를 거양했지만 그 운만을 뗐을 뿐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운명(殞命)을 달리한(2010. 3. 29)지 몇 년여가 된다. 누구 하나 나서서 ‘한시(漢詩)의 시조화(時調化)’ 작업을 시도하는 사람이 없음을 안타깝게 여기면서 필자는 한시(우선 ‘絶句’만)를 번역하면서 이를 ‘번안시조화’하는 작업을 시도하게 되는 대장정을 시작하게 된다. ‘한시 향香이 은근하게 묻어나는 번안시조’란 명칭도 필자가 처음으로 붙이면서 시조화 작업시도의 뜻임을 밝힌다. 
해방이후 처음으로 시도하는 이 번안시조의 작업이 초기엔 걸음마 단계이겠지만, 우리 문화와 문자 발전은 물론 중국과 일본을 틈바구니 하고 있는 지정학적인 입장에서 문화와 교육이란 측면에서 큰 대들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번역문과 함께 한시의 깊은 뜻을 캐어줍는 번안시조를 통해, 첫째는 한자한문에 대한 소양은 물론 친근성의 기회가 되었으면 하고, 둘째는 한시 속에 옹알거리며 꼭꼭 숨어 있는 뛰어난 문학성을 붙잡고 살짝이나마 입맞춤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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