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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 국지어음이 과연 이호중국인가?|

국지어음이 과연 이호중국인가?

파이낸셜뉴스 강형구 서양화가 2014.10.23


대통령께서 중국을 방문하거나 혹은 중국과의 공식적 행사에서 늘 준비한 중국어를 의식적으로 구사하는 등의 친밀감을 보인다. 그것은 중국에 대한 우호관계를 중시하는 태도로, 외교상 긍정적인 제스처로 충분히 보인다. 우리나라가 아직도 서러운 것은 주변 강대국의 눈치를 여전히 보고 있다는 것이며 긍정적 의미의 사대주의를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중국과 미국을 이야기함이다. 이 눈치 살피기가 굴욕적임은 분명하지만 국가 생존을 위한 현명함으로 해석돼야 할 것 같다.

중국은 이미 미국과 함께 세계 양강체제의 초강대국이다. 19세기 말 20세기 초 구미 열강과 일본에 유린당했던 그 원한을 잊지 않고 노골적이진 않지만 '잠재적 역사 보복'의 칼날을 세우고 다각적으로 세계 제패를 노리는 중국의 거대한 그림자는 폭풍전야에 가까우리만큼 무섭다. 현재 우리의 대중국 관계는 근대사에서 피해 당사자 국가라는 공통점과 함께 또 경제관계에 있어 좋은 유대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모양새다.

그 중국의 한자(漢字)에 대한 생각해 보자. 한글은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우수함을 전제로 한다. 과학적이며 의성·의태어 등 모든 것을 완벽하게 쓸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다. 그 우수성은 두말하면 잔소리고, 우리의 글을 꼭 아끼자는 강조 없이도 너무나 당연한 기본이다. 그러나 단군 이래 긴 역사 속에서 우리의 말은 총체적으로 한자문화권으로서, 우리 국민의 대부분은 태어나면서부터 한자로도 표기되는 이름을 가진다.

생활용어 자체도 한자로 표기되는 단어를 포기하고서는 글과 말이 구성조차 되지 않는다. 훈민정음 서두의 '국지어음 이호중국(國之語音 異乎中國·나라말과 발음이 중국과 다르다)'이라고 시작하지만 다르다(異)라는 의미가 내면적 뿌리까지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것은 불어와 영어가 다르지만 알파벳의 어원조차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훈민정음(訓民正音)도 한자로 표기되는 단어다. 그것을 해석해야만 '국민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가 된다. 지금도 많은 신문과 서적에 한글이 주가 되지만 한자와 병기되고 있듯 한자와의 필연적 관계를 부정할 수 없는 현실에서 지금 한자는 영어에 비해 마치 무시라도 하듯 무관심하다.

우리가 중국을 주적 관계로 적대시하며 '중공 오랑캐'라고 호칭하던 50~60년 전에도 당시 초등학교 학생에게 한자 교육은 지금보다 훨씬 더 강화돼 있었고, 필수과목이었던 점에 비해 지금은 한자를 경시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영어에 대한 엄청난 투자에 비해 한자와 중국어는 차별받고 있다.

지금 중국의 한자는 간자(簡字)라고 해 정자체에 비해 획수가 대단히 간단해졌다. 50년 전에 비해 배우기도, 쓰기도 쉬워졌다. 그러나 50년 전 한자를 배운 노년층도 지금 이 간자체를 모르면 중국의 인쇄물을 읽거나 이해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초등학생부터 일반 어른에 이르기까지 이 간자체를 1000자 정도만 익힌다면 우리글의 장점과 함께 날개를 달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나라 글자는 돈 들여 악착같이 배우려 하고, 명함 뒷면에 꼭 영어로 표기하면서 굳이 한자를 무시하는 것은 우리글의 좋은 장점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 같다.

얼마 전 여당 대표를 중심으로 고위 국회의원들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느니 마느니 했을 때 과연 그들의 명함에 자신의 명패처럼 한글로만 인쇄돼 있었을까? 한글 전용의 기본 틀에서 한자와 병용을 했으면 한다.


어차피 완벽하게 한글 전용이 되지 않는 한 우리는 한자를 배워야 한다. 이 글도 1369자(字)의 글로 이뤄졌다. 이 중에 한자로 표기되는 글자가 무려 518자다.

강형구 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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