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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잘못된 '한일역사 바로잡기' 한평생 이병선 명예교수|

<사람들> 잘못된 '한일역사 바로잡기' 한평생 이병선 명예교수

  • 연합뉴스 2014.10.14

       

  • 이병선 부산대 명예교수
    이병선 부산대 명예교수(부산=연합뉴스) 심수화 기자 = 잘못된 한일관계사를 바로잡으려고 일본 각계에 자신의 저서와 논문 기증사업을 펼치는 이병선(88) 부산대 명예교수. 2014.10.13 << 지방기사 참고 >> sshwa@yna.co.kr

    저서·논문 일본 각계에 보내 "역사적 진실 왜곡 말아야"

    (부산=연합뉴스) 심수화 기획위원 = 잘못된 한일관계사를 바로잡으려고 아흔을 앞둔 나이에도 일본 각계에 자신의 저서와 논문 기증사업을 펼치는 등 열정의 끈을 놓지 않는 학자가 있다. 

    이병선(88·부산시 연제구 연산동) 부산대 명예교수는 잘못된 한일역사를 바로잡으려면 연구와 책을 쓰는 데만 그쳐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14년째 자신의 저서와 논문을 일본의 정계 유력인사, 학자, 교과서 집필자, 공공도서관, 언론사 등에 보내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명예교수는 부산공업전문학교 교수를 거쳐 부산대 사범대 국어교육과 교수를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뒤 2000년부터 한국 지명과 일본의 지명의 연계성을 밝힌 자신의 저서, 독도가 한국 땅임을 밝힌 논문 등을 일본 각계에 보내고 있다.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이 일을 고집스럽게 이어가는 이유는 일본인에게 한일간의 역사를 바로 알리고 일본인들의 반한(反韓) 또는 혐한(嫌韓) 감정을 없애면서 우호와 선린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가 보낸 책과 논문은 자신의 저서와 논문을 일본어로 번역한 '日本 古代 地名の硏究'(일본 고대 지명 연구, 책), '獨島(日本名 竹島)の領有權問題'(독도 영유권 문제, 논문) 등이고 기증 대상은 일본 정부 인사, 국회의원, 극우파 인사, 친한 인사, 저명한 학자, 교과서 집필자, 전국 대학 및 공공도서관, 언론사, 도쿄(東京)·오사카(大阪)·시마네(島根)현의 학생 수가 많은 고등학교의 도서관, 사회과목 교사 등이다.  

    그는 제자와 지인의 도움을 받아 2000년 1천권을 보낸 것을 시작으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1천권, 2012년부터 2013년까지 3천권을 추가로 보냈다.

    수신 대상자 가운데 정·관계 인사는 매년 일본에서 2차례 발간되는 '정관요람(政官要覽)이라는 책에서 명단을 추려냈다. 

    또 부산일본총영사관의 도움을 받아 일본 공공도서관, 고교도서관, 사회과 교사 등의 명단을 확보할 수 있었다.  

    어렵게 보낸 저서나 논문이 개봉조차 되지 않은 채 10% 가까이 반송돼 오지만 돌아오지 않는 90%가 일본에서 그 나름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그는 기증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 명예교수는 앞으로도 일본 전역의 고교 4천800 곳 가운데 규모가 큰 1천 곳과 일본 역사를 가르치는 사회과 교사 5천명의 명단을 확보해 자신의 저서를 보내기로 하고 후원자를 찾고 있다.  

    그가 한국과 일본의 고대지명에 관심을 두게 된 동기는 진주사범학교를 다닐 때 일본인 역사 담당 교사가 과거 남한 땅에 조선총독부와 같은 '임나일본부'(任那日本府)가 있어서 일제가 조선을 지배하는 것은 '임나'의 땅을 되찾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식으로 침략을 합리화하는 데 분노를 느꼈기 때문이다.  

    특히 한반도 남에는 '임나'가 있어서 일본에 지배되고 북에는 한사군'(漢四郡)이 있어 중국에 지배된, 조선은 역사 없는 민족이니 중국에 지배되는 것보다 일본에 지배되는 것이 잘 사는 길이고 따라서 독립할 생각을 하지 말라는 식의 식민지 사관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일본의 역사서인 '일본서기'(日本書紀)에서 임나와 함께 신라, 백제, 고구려가 왜(倭)에 조공을 했다고 조작해 일본이 역사적으로 상국(上國)인 것처럼 고대사를 왜곡하고 조선을 비하했으며 이것이 진실인 양 2차대전 후에도 그들의 교과서에 싣고 있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고 그는 말했다.  

    이병선 부산대 명예교수
    이병선 부산대 명예교수(부산=연합뉴스) 심수화 기자 = 잘못된 한일관계사를 바로잡으려고 일본 각계에 자신의 저서와 논문 기증사업을 펼치는 이병선(88) 부산대 명예교수. 2014.10.13 << 지방기사 참고 >> sshwa@yna.co.kr

    그는 전공인 언어학적인 측면에서 파고들어 일본 사학자들의 엉터리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그의 박사학위 논문이기도 한 '한국고대지명연구'(韓國古代地名硏究)를 토대로 일본 곳곳을 수차례 방문해서 그곳의 고대 지명을 분석한 결과 '일본서기'에 나오는 임나 지명 80개를 대마도(對馬島) 지명에서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일본서기에 나오는 임나·신라·백제·고려는 한반도 지명이 아니라 한반도의 영향을 받은 대마도에 있는 지명이고 일본 본토에서도 고대 한국지명을 많이 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토대로 '任那國과 對馬島'(임나국과 대마도), '日本古代地名の硏究'(일본 고대 지명 연구)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들을 일본어로 번역한 '任那は 對馬島にあつた'(임나는 대마도에 있었다), '日韓古地名の源流と比較'(일한 고지명의 원류 비교)를 일본 각계에 보냈다.

    이 책에서 그는 일제와 일본의 일부 몰양심 사학자들이 대마도에 있는 임나 등의 지명을 마치 한반도에 있는 지명인 양 억지 주장을 펼치면서 오래전부터 임나일본부를 통해 한반도를 통치했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책과 논문을 각계 일본인에게 보내면서 겪은 웃지 못할 얘기도 들려줬다.

    책을 일본에 보내려고 하니 인쇄는 한국에서 하더라도 반드시 일본 출판사의 이름을 빌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오사카에 있는 출판사 이름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또 대마도에 사는 일본인 지인에게 자신의 저서를 일본 서점에서 팔아달라고 부탁했더나 기타큐슈에 있는 서점 주인들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아 판매가 어렵다며 거절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나 그의 기증사업은 일본 각계에서 반응을 보이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다.

    나카소네 전 일본 총리는 "독도영유권 문제에 대한 귀 고찰은 대단히 참고가 되고 흥미 깊게 숭독(崇讀)했다"는 답신을, 모리 전 총리도 "한일지명을 비교 연구한 '日本古代地名の硏究'라는 흥미 깊은 연구물을 읽게 해줘서 고맙다"고 편지를 보내왔다.

    또 이노우에 일본 도호쿠대(東北大) 명예교수는 "이 책(이병선 명예교수의 저서)을 읽으면 우리 일본인은 역사학(한일관계사)에 대한 태도를 바꿔보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고, 일본지명학연구소 이케다 소장은 "당연히 일본인이 해야 할 연구를 이 명예교수가 해냈고, 일본 고대지명의 연구자가 피해갈 수 없는 노작이자 백년, 이백년 만에야 나올 수 있는 책으로서 항상 책상 주변에 두고 보겠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명예교수는 13일 "기록에 의한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서 역사가 후대에 전해져야 하는데도 일본의 일부 사학자는 물론 국내 사학자들 사이에서조차 식민지 사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며 "생을 마감할 때까지 한일역사 바로 알리기에 모든 열정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일관계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한자, 한문을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한 뒤 "한자만 제대로 공부하면 연간 7만여권이나 쏟아지는 일본 책을 읽을 수 있고 일본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며 공교육에서의 한자, 한문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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