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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많이 알수록 어휘력 풍부…교과 학습에도 도움|

한자 많이 알수록 어휘력 풍부…교과 학습에도 도움

영남일보 임호기자 2013.7.8



■ 한자교육 필요성


초등 3학년생들이 한자공부를 하고 있다. 교과서 학습용어의 90%가 한자로 된 용어를 사용하고 있어 단어와 문장 이해력을 높이기 위해 한자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영남일보DB>

최근 한 언론사가 실시한 역사의식 조사에서 상당수 청소년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일본 전범(戰犯)들 위패를 모아놓은 신사(神社)가 아닌 젠틀맨을 의미하는 신사(紳士)로 이해한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일까. 우리말이 한자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에 실린 우리말 어휘 가운데 70%가 한자어다. 아이들에게 지식을 전하는 교과서에서는 한자로 된 단어·용어가 90%나 된다. 이러다보니 한자를 모르는 어린 세대가 한글로만 쓰인 한자 단어투성이 교과서를 배우기란 암호 해독만큼이나 힘든 일이다. 공부에 재미를 붙이지 못할 뿐 아니라 아예 이해를 못 하는 일이 속출한다. 국어 과목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때문에 서울시교육청은 올 가을 학기부터 초·중학교에서 교과서 어휘를 중심으로 한자 교육을 하기로 했다고 한다. 우선 희망 학생을 모아 방과 후 국어·수학·과학·사회 교과서 속 한자어를 가르친다고 한다.

한자교육을 학교에서 강제적으로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그렇지만 교과서 등 문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고전문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정에서의 적절한 한자교육은 필요하다.

우리말 중 70%가 한자어

문장·단어 이해력 높여


저학년은 놀이형태 학습

한자 카드·만화도서로

고교생, 동양고전 활용을

◆어휘력 확장에 도움

학습의 최대 관건은 어휘력 확장이다. 어휘력은 곧 단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언어능력이고, 언어능력은 평생의 학습능력을 좌우한다. 그러려면 어떤 한자어가 왜 그런 뜻을 갖게 됐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이게 ‘속뜻 학습’이다.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발화’를 예로 들어보자. 이 경우 ‘꽃이 피다(發花)’와 ‘불이 나다(發火)’로 뜻이 나뉜다. 또 ‘원유’는 기름을 뜻하는 원유(原油)와 우유를 의미하는 원유(原乳)로 구분된다.

교과 과목에서도 한자를 알면 도움이 된다. 수학의 경우 직각(直角), 예각(銳角), 미적분(微積分), 함수(函數) 등 대부분의 용어가 한자어다. 이들 한자와 뜻만 알아도 수학적 개념을 정확하게 인식하게 되고 자기주도적 학습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한자지식은 인문학의 기본이며 역사, 철학, 자연과학 등의 전문용어 이해에도 필수적이다. 독일의 저명한 언어학자 훔볼트(Humboldt)는 “언어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사고방식이나 정신구조에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다시 말해 인간은 언어를 통해 사유(思惟)하므로 한 개인이 표현할 수 있는 어휘 수는 그의 사고(思考)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한자어를 많이 알면 고유어와 한자어를 모두 사용할 수 있어 더 풍부한 국어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취업에도 한자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재 여러 기관에서 한자능력검정시험을 치르고 있다. 1천자 정도 알면 3급 정도 되고, 2천자를 알면 1급이다. 기업에 따라 신입사원 채용시 한자능력검정시험 급수를 인정하는 곳도 있다.

한자교육에도 과도한 주입식 교육은 금물이다. 특히 저학년일수록 놀이형태의 학습방법이 필요하다. 천자문을 쓰고, 또 쓰고 해서 우격다짐으로 외우기보다는 기존 서점에 판매되는 만화로 된 한자도서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는 한자가 적힌 카드를 가지고 카드놀이를 하며 단어 맞히기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렇게 한자의 모양을 외우게 한 후 신문에 나오는 한자나 건물 간판에 적혀 있는 한자를 읽도록 해 자연스럽게 한자를 외우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외우고 있는 한자를 직접 써보면서 정확히 이해하도록 한다면 부담감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동양고전의 중요성

어느 정도 한자를 이해했거나 고등학생인 경우 동양고전을 활용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 중 하나다. 동양고전이라고 하면 주로 중국, 우리나라, 일본의 삼국에서 읽히는 책이 많다. 천자문, 동몽선습, 명심보감, 통감, 소학 등은 옛날 서당에서 교과서적 성격을 가진 책이었다.

천자문은 우리나라에서 오랜 역사를 두고 한문 교과서로 역할을 해왔다. 원래 중국에서 만들어졌지만 삼국시대에 이미 백제에서 일본으로 전해졌다는 기록이 있다.

천자문 단어는 네 글자이지만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예를 들면 ‘염필윤지(恬筆倫紙)’는 ‘몽염은 붓을 만들고, 채윤은 종이를 만들었다’이다. 이것을 ‘편안한 붓이고, 인륜의 종이’라고 하면 해석상 오류이다. 시대적 배경에 맞게 ‘몽염이 만든 붓은 토끼털로 만들었고, 채윤의 최초 종이는 닥나무 종이로 만들었다’고 설명한다면 어떨까.

조선시대 서당(書堂)에서 교재로 사용된 동몽선습(童蒙先習)은 천자문을 익힌 학동들이 배우는 초급교재다. 여기에는 부자유친(父子有親)·군신유의(君臣有義)·부부유별(夫婦有別)·장유유서(長幼有序)·붕우유신(朋友有信)의 오륜(五倫)을 설명하고 있다.

명심보감(明心寶鑑)은 고려 충렬왕 때 추적(秋適)이 저술했다고 한다. ‘마음을 밝게 하는 보배로운 거울’의 뜻처럼 명언이나 금언이 많다. 실천에 옮길 만한 좋은 내용의 이야기는 모두 간추려서 모은 것이기 때문이다. ‘선을 보거든 목마른 듯 여기고 악을 듣거든 귀머거리처럼 하라’(太公 曰, 見善如渴 聞惡如聾·태공 왈, 견선여갈 문악여롱)는 강태공의 이야기는 구구절절 백미다.

고급단계에 접어들면 공자님의 말씀을 제자들이 집대성한 논어(論語), 동양철학의 중요한 개념을 담은 중용(中庸), 유교의 기본 경전인 사서삼경(四書三經) 등도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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