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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대신 영어 사용은 가능할까|

한자 대신 영어 사용은 가능할까

경남매일 2014. 05.12


  
▲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한자가 사라지다니 천만의 말씀이다. 이에 반해 지난해 7월 8일 한ㆍ중ㆍ일 공통사용 한자 800자를 발표해 미래세대의 소통할 발판을 만들었다. 요즘 방송과 언론 및 일상의 대화에 있어서 영어가 몇 자 들어가야 품위를 지키고 또한 가치를 두고 있는 가 보다. 그러나 그 영어를 아무리 몰입한다 해도 천년은 지나야 우리 언어에 70% 정도 대화가 가능할까 의심이다. 그때까지 미국이 세계에서 계속 초강대국으로 행세하면 다행이지만, 혹시 중국이나 러시아 또는 그 외 한국이 최강대국이 된다면 사정은 달라진다는 것이다. 한자가 중국에서 들어왔다고 하지만 지금은 우리말이 된 것이다.

 고려 인종(1145) 때 김부식의 ‘삼국사기’에 의하면, 고구려는 영양왕 11년(600)에 이문진의 ‘신집’, 백제는 근초고왕(346-375) 때 고흥의 ‘서기’, 신라는 진흥왕 6년(545)에 거칠부가 지은 ‘국사’에 의해서 한자가 널리 사용됐다고 본다. 그러나 이후 500여 년이 지난 고려 인종(1145) 때 김부식의 ‘삼국사기’의 한자사용 이후부터 오늘날까지만 보아도 근 천년에 이르러 한자가 우리말에 70% 정도 사용되고 있다. 이를 보아 한자와 같이 영어가 우리사회에 70% 정도 사용되려면 앞으로 천년에서 천 오백년 정도의 세월이 흘러야 할 것 같다. 그렇게 된다면 한국의 언어는 잡동사니가 되고 말 것이다.

 영어몰입 교육이 5년이 지나도 우리의 실용언어에 몇 개의 영어를 사용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아득한 일이다. 지난 일제 강점기 35년간에 일본어를 그렇게 강요했지만 광복 후 태어난 세대들에겐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반면 광복 후 지금까지 근 70년 동안 중고등학교에서 영어를 얼마나 주입시켰는가? 그래도 지금 영어단어가 우리말에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가를 파악해 보면 대답이 절로 나올 것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모든 교과서에 쯔안티즈(간체자: 약자)를 사용하고 있다. 즉, 종래의 한자인 뻔티즈(번체자: 정자)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중국은 60세 이하는 한자(정자)를 몰라서 한국이나 대만에 유학을 가서 한자를 배우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떤가! 한자에 무지할 경우 한자어임에도 불구하고 한글로만 표기하면 학생들의 머릿속은 복잡하게 뒤엉키게 된다. 한자교육 없는 국어교육은 우리말의 의미를 모호하게 한다.

 현재 세계를 지배하려면 언어(문자)가 통해야 한다. 21세기는 세계의 중심축이 동북아시아 및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놓이게 될 전망이다. 그 때에 한자는 바로 공용문자 또는 국제문자로서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맡게 될 것이다. 즉, 21세기는 한자의 BESETO belt(BE: Beijing, SE: Seoul, TO: Tokyo)라는 것이다. 이러한 때에 한자를 교육하지 않으면 우리는 중국 일본과의 문화, 교육, 정치, 경제 교류에서 낙오돼 고립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만약 한자를 교육하지 않고 영어만 가르치다가는 우리가 세계화로 나아가기 전에 동북아의 주도적인 위치에서 도태되거나 그들과의 경쟁에서 뒤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한자어는 이미 중국의 한자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뿌리내리고 우리 언어생활 현실에 맞게 변형되고 발전한 것으로 엄연한 우리말이다. 따라서 한자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에는 상황이나 의미에 맞는 어휘로 정확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의사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한자를 굳이 모른다 해도 살아가는 데 큰 지장은 없다.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한자를 모르면 그만큼 눈을 가리고, 덜 듣고, 덜 보고, 덜 느끼며 사는 거나 다름없다. 따라서 아무리 영어교육을 몰입하더라도 한자의 전래와 같이 우리말이 되려면 앞으로 천년 이상이 돼야 가능할 것인데 그때까지 초강대국이 영어권에 지속할 것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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