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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가르쳐 자식농사 성공했죠|

漢字 가르쳐 자식농사 성공했죠 비봉출판사 박기봉대표

국민일보 2005. 04. 09

 

얼마 전 서점에 나온 중국소설 창랑지수(滄浪之水)’는 한국출판협동조합 이사장을 지낸 비봉출판사의 박기봉(56) 대표가 출간하고 그의 맏딸 혜원(27)씨가 번역을 맡은 부녀 합작품이다.

그런데 혜원씨는 중국어 전공자도,전문 번역가도 아니다. 현재 삼성전자에 근무 중인 혜원씨의 이력서를 보아서는 그와 중국어의 인연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후 중국정부의 초청 장학생으로 인민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밟느라 5년 동안 중국에서 지낸 것이 전부. 하지만 그의 중국어 공부는 이미 만 3세 때 한글보다 먼저 한자를 배우면서 시작됐다. 아버지인 박 대표가 혜원씨에게 일찍부터 한자를 가르쳤기 때문이다.

첫째한테 한글을 가르치려고 단어카드도 사고 이것저것 노력을 했지만 잘 안 되더라고요. ‘아직 문자를 받아들일 나이가 아닌가 보다하고 포기하려다 문득 한자라면하는 생각이 들어서 뫼 산자를 가르쳐 봤죠. 그런데 한글은 그렇게도 안 되던 애가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예요.”

혜원씨는 마치 스폰지가 물을 빨아들이듯이 한자를 익혀나갔다. 3세 때 벌써 600자를 떼고 외할머니 한자 이름까지 척척 읽어내 친척들 사이에서 신동이 났다고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을 정도였다.

혜원씨가 그렇게 쉽게 한자를 배울 수 있었던 것은 박 대표가 가르치는 법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한자를 가르치듯 쓰는 순서나 획수,부수를 알려준 것이 아니라 크레용으로 산 모양을 그려놓고 그것이 한자 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한자 가르치는 게 한글보다 쉬워요. 우리말은 가 만나서 가 된다는 과학적인 개념이 머리 속에 생겨야 이해할 수가 있는데 한자는 원래 그림 아닙니까. 뿌리가 되는 그림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으면 잊어버리지 않거든요. 글자의 모양과 형성과정,의미만 가르치면 끝이에요.”

박 대표의 한자 조기교육은 한자 실력을 쌓는데서 효과가 끝나지 않았다. 우리말 단어의 80%가 한자로 되어있다고 할 만큼 한자로 구성된 단어가 많기 때문에 한자를 많이 알고 있으니 처음 보는 단어도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그만큼 책이나 수업 내용의 이해가 빨라져 학업성취도가 높아졌다.

박 대표는 혜원씨 밑의 혜진(26)씨와 혜윤(23)씨에게는 초등학교 입학 후에 한자를 가르쳤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혜진씨는 지금 서울대 수학과 박사과정에 있고,혜윤씨는 이화여대 언론영상홍보학과를 졸업해 IBM에 입사했다.

아이 셋 다 과외공부를 시킬 필요가 없었어요. 아이들이 어릴 때 책을 보다가 모르는 단어를 물어보면 나는 뜻을 바로 대답해준 적이 없어요. 묻는 단어를 한자로 써주기만 하면 그냥 ,알겠어요하고 가버리거든요. 다른 부모들이 한참 영어 가르친다고 할 때 나는 한자를 가르쳤는데,어릴 때 한자를 해놓으면 중·고등학교 가서 공부가 쉬워져요.”

한번은 박 대표도 깜짝 놀란 사건이 있었다. 막내 혜윤씨가 대학시절 달랑 석달 동안 준비를 하고 일본어 시험을 쳤는데,덜컥 일본 아오야마 대학 교환학생으로 뽑힌 것. 일본어 책을 봐도 중요한 내용은 모두 한자로 써 있으니 접속사나 토씨만 일본어로 배우면 의미가 통하더라는 것이다. 반면 일본어 학원에 온 다른 아이들은 혜윤씨 표현에 따르면 전부 한자를 그리고 있더라는 것. 발음을 할 때도 한자를 읽는 대략적인 규칙이 있기 때문에 혜윤씨는 일본어도 빨리 배울 수 있었을뿐 아니라 중국어도 웬만큼 구사할 수 있다고 한다.

“‘하늘 천한 글자를 알고 있으면 자가 들어가는 다른 단어 몇 개를 알 수 있잖아요. 한자 1000자를 알고 있으면 우리말 단어 2만개 정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글전용 얘기가 나올 때마다 답답해요. 한글이 세계 최고의 문자라는 것은 저도 자랑스럽게 인정합니다. 하지만 추상적인 개념이나 사고와 관련된 것은 대부분 한자어라 학문을 하려면 한자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힘들어요.”

딸 셋이 모두 소위 명문대학을 나와 번듯한 직장에 들어간 것만으로 박 대표가 자식 잘 키운 아버지소리를 듣는 것만은 아니다. 박 대표는 지하철이나 식당 같은 데서 아이들이 소란을 피우면 참지 못하고 꼭 야단을 치는 성미. 당연히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다른 사람을 의식하고 남을 배려하라고 가르쳐왔다. 남의 눈치를 보라는 뜻이 아니라 입안에 음식을 넣은 채로 말하거나 신발을 질질 끌고 다니는 것,버스나 지하철에서 비스듬하게 서는 것처럼 다른 이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행동을 단속했다.

부모들은 온갖 틀 속에 아이들을 가두면서 정작 틀 속에 넣어야만 하는 분야는 포기하고 있습니다. 개성껏,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는데,예의와 질서의 틀을 벗어나는 게 개성이 아니죠. 아이가 지하철 의자에 신발을 신고 올라가도,그 신으로 다른 사람을 차도 뻔히 내버려둡니다. ‘귀엽다,귀엽다’,‘기 죽지 말아라하면서 키웠다가는 남들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아이를 만듭니다. 때로는 하고 싶은 것일지라도 못하게 자르고,강제를 해서라도 해야만 하는 것은 끌고 가야 제대로 된 아이로 자라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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